전세계 20억명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유튜브에 금융권이 흠뻑 빠졌다. 유튜브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동영상으로 궁금증이 생기면 언제든 키워드를 검색하는 포털기능을 갖췄다. 유튜브를 통한 새 인맥 쌓기는 고객관리는 물론 브랜드 이미지 관리에 효과가 크다. 특히 젊은층을 유입시켜 미래 잠재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채널로 꼽힌다.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디어로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자처한 금융권의 '금(金)튜브'를 소개한다.

(왼쪽부터) 최원서 브랜드전략팀 차장, 김가현 브랜드전략팀 계장/사진=장동규 기자
권 행장은 “화합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40가지 실천 가이드를 마련했다”며 “선배가 후배와 호흡하고 공감하면서 우리 조직의 밝은 미래를 꿈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은행원은 4시 퇴근?’ 금융예능 채널 인기 우리은행의 유튜브는 공식 채널과 ‘웃튜브’ 채널 두 가지로 운영된다. 웃튜브는 ASMR(자율감각쾌락반응)이나 소개팅 및 메이크업 등 유튜브 사용자에게 익숙한 소재로 콘텐츠를 기획해 다양한 연령·성별·관심사를 아우르는 종합금융 예능채널로 자리 잡았다. 많은 사람이 금융을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주력한다.
최원서 브랜드전략팀 차장은 “금융은 알바생에겐 시급, 연인들에겐 데이트 비용, 자취생들에겐 월세, 대학생들에겐 등록금, 여행객에게 환전 수수료다”며 “각자에게 필요한 금융이 존재하기 때문에 유튜브에서 생활밀착형 금융을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우리은행
동영상에 나오는 한재선 계장은 “은행은 오후 4시에 문을 닫지만 업무는 계속된다”며 “고객이 기입한 자필서명을 전산에 입력하고 만기일이 도래한 대출 등을 전화로 안내한다”고 말했다. 최환희 대리는 “신입일 때 시재를 못 맞춘 사고를 친 적이 있다”며 “고객이 해외여행을 간 터라 고객의 친척에게 돈을 돌려받는데 진땀을 흘렸다. 바쁜 오전 일과를 마무리하는 4시 이후 업무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시즌 4편을 제작한 ‘은근남녀썰’은 인기에 힘입어 패널이 4명에서 8명으로 늘었고 콘텐츠 주제도 확대했다. ‘은행원의 데일리룩’ 편에선 지난해 6월 도입한 우리은행의 복장 자율제도를 자연스럽게 소개했다. 동영상에서 이규민 계장은 “유니폼을 갈아입어야 하는 시간이 줄었고 편안한 환경에서 고객을 만날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진석현 계장은 “어느 복장을 입든 일을 열심히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복장 자율화는 업무 능률을 올려준다”고 만족감을 전했다.
또 은행과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술을 소재로 한 ‘술토크’는 진솔한 은행원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최원서 차장은 “스페셜 편으로 2회 제작한 술토크는 조회수는 11만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며 “지친 일상에서 서로를 독려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긍정적인 피드백을 들었고 동영상 후속 촬영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관념 소개팅 ‘초면에 실례지만’에선 처음 보는 남녀가 돈의 개념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소개팅에서 처음 만난 29세 남성과 31세 여성은 ‘돈이 줄줄 새어나가는 돈구멍이 있다’란 질문에 “나는 쇼핑하는 데 돈을 쓴다” “친구 선물을 많이 산다”고 대답한다. 이에 대해 남성은 “자신보다 주변을 더 많이 돌보는 여성인 걸 알게 됐다”고 말했고 여성은 “자신을 꾸미는 모습이 좋다”며 서로를 알아갔다.
우리은행 웃튜브는 지난 2년간 다양한 금융 콘텐츠를 200편 만들었다. 그 결과 ▲구독자 2만3000명 ▲조회수 888만뷰 ▲누적시청 40만 시간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대한민국 소통협회 장관상을 수상했고 올 1월 ‘2020 앤어워드’ 디지털광고&캠페인 부문 은행·캐피탈 서비스 분야 그랑프리(대상)를 수상했다.
김가현 브랜드전략팀 계장은 “SNS담당 조직이 전문 대행사와 유기적으로 대화하면서 웃튜브 채널에 대한 다양한 피드백을 주고받고 있다”며 “채널 개설부터 목표를 공유하고 누구보다 애정을 가지고 콘텐츠를 제작한 힘이 강한 채널로 자리 잡은 비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순 광고가 아닌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우리은행에 대한 브랜드 호감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밌는 콘텐츠 제작 비결 ‘와일드카드’ 우리은행 브랜드전략팀은 웃튜브와 같은 예능형 금융채널을 꾸준히 만들어내는 비결로 ‘와일드카드’ 제도를 꼽는다. 우리은행 브랜드전략 팀장과 외주회사 막내 등 모든 인원이 와일드카드를 한장씩 쓰는 방식이다. 유튜브 회의에서 많은 표를 얻지 못한 콘텐츠도 살아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사진=우리은행
‘대기업도 아닌데 초봉이 6000만원인 직장인’, ‘영업성과에 따라 천차만별인 영업사원의 실제 페이’, ‘알바 고수의 사장님께 떼인 돈 받는 방법’ 등 종사자들만 알 수 있는 정보를 이야기한다. 최근 업로드된 5년차 드론 교관과 1년차 가상·증강현실 콘텐츠 마케터의 이야기는 이색직업의 연봉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줬다.
드론 교관은 “연봉은 1년차 6000만원에서 시작했고 종잣돈을 마련한 후 부동산에 투자하며 자산관리를 하고 있다”며 “전문 자격증을 취득하면 연봉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가상·증강현실 마케터는 “2025년에 전세계 가상·증강현실 시장은 95조원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올 정도다”라며 “현재 신입 초봉은 2700만원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향후 연봉 상승이 기대되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쇼미더페이’ 콘텐츠는 광고 없이 8~16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댓글이 800여개 달리는 등 구독자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또 뉴스포털에 인기 콘텐츠로 선정되는 등 정보성도 확보했다.
올해 우리은행 브랜드전략팀은 MZ세대(1980~2000년생 밀레니얼과 Z세대)를 겨냥한 소통·공감형 브랜드 캠페인 ‘돈을 밝히자’를 제작할 계획이다. 돈을 벌기 위해 재테크에 나선 젊은 층을 위한 콘텐츠다.
최원서 차장은 “그동안 웃튜브가 고객에게 가까운 금융예능채널이었다면 올해는 젊은 층이 공감하는 금융 캠페인 채널이 될 것”이라며 “돈을 밝히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은 MZ세대를 위해 재테크 등 적극적으로 돈을 벌 수 있게 하는 금융정보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김가현 계장은 “우리은행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유튜브는 금융을 잘 아는 은행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동영상을 본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금융·재테크 메시지를 담은 채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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