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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베트남, 만보기 차고 '세계공략'… "5년 안에 1등 금융앱 도약"

[머니S리포트-다시 뛰는 신남방, 'K금융' DNA 심는다⑩] 정희균 토스베트남 PO "젊고 빠른 성장세, 베트남 매력"

강한빛 기자VIEW 18,0752022.09.16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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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인도와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등 한국 정부가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신남방 11개국 중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다. 한국 기업들은 2021년 기준 9895만명의 인구와 IMF(국제통화기금) 추정 경제성장률 6.6%를 기록한 베트남에 크게 공을 들이고 있다. 베트남은 중국, 미국에 이어 한국의 3위 교역국이기도 하다. 국내 금융사들도 금융 서비스 노하우를 무기로 현지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한국의 ICT(정보통신기술)를 바탕으로 휴대전화를 통한 금융거래, 결제 서비스도 현지인들에게 충분히 통할 것으로 보고 있다. K-금융은 베트남 경제수도인 호찌민을 조용히 물들이고 있다. 조만간 베트남 금융시장이 한복으로 갈아입을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정희균 토스베트남 PO./사진=토스
정희균 토스베트남 PO./사진=토스
◆기사 게재 순서

① "코리아뱅크 굿" 한국 은행들, 베트남 홀렸다

② 베트남, 국민 중 절반만 은행 계좌 보유… 갈길 먼 디지털 금융

③ "서류 내고 돌아서니 보험금 '뚝딱'… 베트남과 달라요"

④ "주식이 뭐예요?"… 베트남 증권시장, 韓에 열려있다

⑤ 예영해 삼성화재 베트남법인장 "베트남 기업보험 개척자… 로컬기업과 협업에 신규 채널 확보까지"

⑥ 이의철 신한라이프 베트남법인장 "텔레마케팅, 안된다고?… 신한라이프 베트남, 차별화로 대박쳤다"

⑦ 강규원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 "3년 안에 베트남 12위권 은행으로… 2030년엔 톱10 안에"

⑧ 박원상 한국투자증권 베트남법인장 "베트남 톱티어 증권사 될 것"… 글로벌 도전장

⑨ 강문경 미래에셋증권 베트남법인 대표 "MTS 베트남 최고 수준이라 자부… 올해의 화두는 디지털화"

⑩ 정희균 토스베트남 PO "젊고 빠른 성장세, 베트남의 매력"

한국에서 비행기로 5시간 이상 떨어진 베트남 호찌민 거리. 분주한 풍경을 배경으로 한 손에 핸드폰을 쥔 채 발길을 재촉하는 젊은이들이 가득하다. 걸음 하나하나가 앱에 기록되고 동전으로 쌓인다. 쉽고 건강한 것, 이들에게 금융은 이렇게 일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베트남의 매력은 젊고 빠르다는 점 아닐까요?" 토스베트남을 이끌고 있는 정희균 PO(Product Owner)가 웃으며 말했다. 그는 베트남 시장에 대해 34도를 웃도는 호찌민의 거리만큼이나 뜨겁고 역동적인 곳이라고 소개했다.

1년이 넘도록 토스베트남을 이끌고 있지만 아직 발견하지 못한 가능성이 숨 쉬는 곳이라는 설명이다. 수많은 오토바이와 베트남 시민들의 발걸음으로 이글거리는 도시, 그 아래 담긴 '금융 포텐셜'을 끌어내는 게 그의 몫이다.

정 PO는 "토스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국 유저들을 넘어 베트남 유저들도 매료시키겠다"고 자신했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공략… '매력부자' 베트남 잡는다
베트남 전경./사진=전민준 기자
베트남 전경./사진=전민준 기자
토스는 2019년 베트남 현지에 토스베트남을 세우고 2020년 본격적인 사용자 확보에 돌입했다. 베트남은 토스의 첫 해외진출 국가다.

토스가 수많은 국가를 뒤로하고 베트남으로 발걸음을 재촉한 건 무궁무진한 잠재력에 있다. 베트남의 인구는 9700만명으로 1억명에 육박하는데 인구의 60% 이상이 30대 이하일만큼 젊은 인구 층이 두드러진다. 모바일기기에 익숙한 이들이 많은 만큼 모바일 침투율도 높다. 베트남의 모바일 침투율은 85%로 대다수 인구가 모바일 기기 사용에 익숙하다.

정 PO는 "베트남은 젊은 인구가 많다는 점, 그리고 빠르게 성장하는 점이 매력적인 곳"이라며 "높은 모바일 침투율은 토스같은 핀테크 회사에게 매력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토스는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높은 모바일 침투율에도 여전히 현금 거래가 주를 이룬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 PO는 "다른 나라와 차별되는 베트남 금융 시장의 특징은 아직 현금으로 많은 거래가 이뤄지는 사회라는 점"이라면서 "이 말을 뒤집어 보면 온라인 전환의 기회가 많고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풍부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토스베트남은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가장 자신 있는 기능을 내세워 현지 공략에 나선 상태다. 앱에 탑재된 만보기 리워드 기능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인 뒤 송금, 계좌 개설 기능과 소액대출 서비스를 앞세워 실질 소비자로 확보하고 있다.

해외 진출도 가장 자신 있는 방법을 택했다. 대부분 국내 금융사는 해외 진출 시 인수 혹은 협업 등으로 시장에 뿌리를 내리지만 토스는 처음부터 법인을 설립했다. 속도감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정 PO는 "성공의 방법은 다양하며 각자의 전략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기존 금융사들은 본인들이 가진 비즈니스 영역에서의 확장을 고려해 인수나 협업으로 해외 진출을 하는 게 용이할 수 있다"며 "반면 토스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빠르게 내놓고 빠르게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는 데 주목해 법인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 '만보기 리워드' 효자역할 톡톡
토스베트남 앱은 현재 베트남 인기 금융앱 10위권 안에 진입했다. 리워드 혜택을 담은 만보기 기능이 입소문이 나면서 젊은 금융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베트남 내 만보기 리워드를 담은 금융앱을 선보인 건 토스베트남이 유일하다.

현재 토스베트남 앱의 MAU(월간 활성 이용자)는 약 300만명으로 이용자는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게 형성됐다. 이중 10~30대 비중은 60%를 상회한다.

정 PO는 "토스베트남 앱을 리워드앱을 넘어 금융앱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게 중요했다"며 "이를 위해 리워드가 현금으로 전환되는 경험을 제공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토스베트남의 전략은 '현지 밀착'이다. 베트남은 통신요금을 선불 충전해 지불하는 '탑업'이 보편화됐는데 토스베트남은 앱으로 쌓은 리워드로 통신요금을 선불 충전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베트남 시장의 특성과 앱 사용자들을 특성을 파악하고 이용자들에게 적합한 금융 상품을 제공하기 위한 실험들을 이어가고 있다.

신용카드 발급과 소액대출이 대표적이다. 특히 현지 파트너와 함께 소액대출을 선보이면서 CSS(신용평가모형) 모델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베트남은 아직 정교한 CSS가 없어 금융 서비스를 누리지 못하는 이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토스의 비전 '모두를 위한 새로운 금융'에 발 맞춰 금융 서비스가 필요한 그 누구나 토스베트남을 찾게 만드는 게 꿈이다.

정 PO는 "베트남 현지에 다양한 금융사들이 있지만 진정으로 금융 서비스가 필요한 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플랫폼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다수의 금융기관 및 업체가 신용 사회로 나아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직장이 있는 고소득자들을 중심으로 금융 서비스가 주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토스베트남 앱 화면./사진=토스
토스베트남 앱 화면./사진=토스
'슈퍼 K-앱'으로 5년 안에 1등 앱 도약
정 PO는 5년 안에 토스베트남 앱을 현지 금융앱 1위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토스는 내년 말까지 해외 MAU가 한국 MAU를 추월하겠다는 목표도 세운 만큼 토스베트남의 현지 공략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범세계적인 '슈퍼 K-앱'으로 도약하는 게 토스베트남의 목표다.

정 PO는 "여타 서비스도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겠지만 금융 분야는 정부나 중앙은행의 규제로 인해 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베트남 유저들에게 더 좋은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궁극적으로 더 각광받는 핀테크앱이 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 많은 파트너사와 협력하면서 토스 특유의 UI·UX(사용자인터페이스·사용자경험)로 베트남 금융 소비자들을 매료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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