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치킨 전쟁'… 빅3에 대적하는 신흥 강자들

[커버스토리-브랜드만 717개… 대한민국은 '치킨공화국' ③] "조리법·마케팅으로 승부한다"

연희진 기자VIEW 19,4132022.09.19 06:50

글자크기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간식은 단연 '치킨'이다. 국민 간식으로 불리지만 프랜차이즈 브랜드만 700개가 넘을 정도로 사실 '레드 오션'이다. 이런 가운데 그 속을 들여다보면 한치의 양보도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내·외부로 시끄러운 치킨업계의 속내와 눈물짓는 가맹점주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700개가 넘는 치킨 브랜드가 경쟁하며 시장에 신흥 강자가 등장하고 있다./그래픽=김은옥 기자
700개가 넘는 치킨 브랜드가 경쟁하며 시장에 신흥 강자가 등장하고 있다./그래픽=김은옥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치킨을 둘러싼 진짜 '치킨게임'… "끝까지 간다"

② "치킨 한 마리 팔면 1000원 남아요"

③ '치킨 전쟁'… 빅3에 대적하는 신흥 강자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소위 '빅3'로 불리는 교촌치킨, bhc, BBQ 외에도 국내엔 700개가 넘는 브랜드가 있다. 신흥 강자가 속속 등장하면서 '치킨 춘추전국시대'로 넘어가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치킨 3사는 제각기 차별화된 튀김유를 내세운다. 교촌은 철저한 기름 관리 시스템으로 깨끗한 치킨을 장점으로 꼽는다. 사용된 기름이 폐유가 되기까지 이를 구별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산가 기준은 3.0이다. 교촌은 이보다 까다로운 2.0 이하의 산가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bhc의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는 오메가-9 지방산인 올레산이 다량 함유돼 있다. 다른 식물성유지에 비해 포화지방산 함량과 트랜스지방 생성률이 낮고 혈중 LDL(저밀도 지질단백질)을 낮추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올레산 품종은 산화 안정성이 우수하다.

BBQ는 비타민E와 폴리페놀 등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올리브유를 사용한다. '착한 지방'으로 불리는 단일불포화지방산은 75%나 함유됐다. 올리브유는 다른 기름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BBQ는 건강과 고급화된 입맛을 위해 최상급 올리브유를 고집한다는 입장이다.

처갓집·페리카나·네네·굽네까지 '치킨 전쟁'


굽네치킨 매장 외부 이미지./사진제공=굽네치킨
굽네치킨 매장 외부 이미지./사진제공=굽네치킨
프랜차이즈는 크게 매출과 매장 수로 순위를 매긴다. 치킨 프랜차이즈의 경우 공시 대상 기업이 거의 없어 매장 수로 판단하곤 한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이하 동일) 가맹점 수가 1000개 이상인 치킨 브랜드는 7개다. 치킨 3사 외 ▲처갓집양념치킨 ▲페리카나 ▲네네치킨 ▲굽네치킨 등이 있다.

처갓집양념치킨은 국내 대표 장수 치킨 브랜드다. 1983년부터 가맹사업을 시작해 1134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1세대 치킨 프랜차이즈로 운영사인 한국일오삼의 2021년 매출액은 1074억2242만원이며 영업이익은 169억3989만원이다. 영업이익률은 15.7%다. 처갓집양념치킨은 국내산 10호 닭을 쓴다. 브랜드 이름처럼 양념치킨이 강점이다. 채소 등을 갈아 넣은 야채양념소스로 많이 달지 않은 맛이 특징이다. MZ세대(1981~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1996~2010년 출생한 Z세대를 통칭)에게 마스코트 '처돌이'가 사랑받고 있다. 앞치마를 맨 닭인형으로 증정 행사 당일 대부분 매장에서 품절되는 등 인기를 얻으며 인기 재부상의 역할을 했다.

페리카나 역시 1982년 문을 연 1세대 치킨 브랜드다. 양념치킨이 시그니처 메뉴이며 매콤달콤한 맛과 두꺼운 튀김옷이 특징이다. 두 마리치킨 메뉴의 경우 8호 치킨으로 제공하고 있다. 페리카나는 장수 브랜드로 넓혀온 매장 수를 기반으로 충성 고객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에 1126개의 점포를 갖고 있다. 페리카나는 지난해 502억9011만원의 매출과 22억4699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4.4%다.

네네치킨은 '스노윙 치킨'으로 치즈 치킨 유행을 이끈 당사자다. 스노윙 치킨은 시즈닝 분말을 눈처럼 뿌린 제품이다. 스노윙 치킨 출시 이후 시즈닝 가루와 치즈 치킨 등이 대거 출시됐다. 네네치킨은 국내산 10호 닭을 쓰고 순살 치킨의 경우 가슴살을 위주로 제공하고 있어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선호하는 측에선 타 브랜드 대비 푸짐한 양을 호평한다. 최근 젊은 세대를 공략하며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05년 설립된 굽네치킨은 오븐 치킨으로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메뉴를 선보인다. 대표 메뉴는 고추 바사삭으로 매콤한 껍질과 촉촉한 속살,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굽네치킨은 무엇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유명하다. 신제품을 빠르게 출시하고 유명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다. 인기 아이돌그룹 소녀시대, 엑소(EXO) 등을 모델로 쓰고 굿즈 증정 행사를 벌이며 크게 성장했다.

노랑통닭 배달형 매장./사진제공=노랑통닭
노랑통닭 배달형 매장./사진제공=노랑통닭
빠르게 성장 중인 브랜드로는 노랑통닭이 있다. 노랑통닭은 600여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른 업체와는 다르게 홀 매장 위주다. 화학 염지제를 사용하지 않는 저염 방식으로 치킨을 조리해 나트륨 함량이 다른 브랜드 치킨에 비해 낮다. 옥수수 전분으로 튀김 옷을 입히고 최적의 온도를 유지하는 가마솥에 정성스럽게 튀겨 바삭한 튀김옷이 특징이다. 브라질닭을 사용해 양이 많으면서도 가격은 저렴해 가성비 치킨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한 중소 브랜드 치킨매장 점주 A씨는 "가뜩이나 경쟁 브랜드가 많은 상황에서 마트 치킨과의 비교로 '폭리 논란'은 속이 상한다"고 말했다. 모든 것이 준비된 상황에서 원자재로만 판매가 가능한 대형 유통 플랫폼인 마트 치킨과 자영업자로 가맹점이 구성되는 프랜차이즈는 유통 상황 자체가 다르다는 게 중소 브랜드 점주들의 설명이다.

A씨는 "생닭, 튀김유 등 재료비 외에도 임대료, 마케팅비, 배달비, 주문중개수수료 등 운영비도 원가에 포함된다"며 "가맹점 입장에선 본사에서 정해준 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고 살아남기 위한 전쟁 속에서 무엇 하나 줄이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푸념했다.





상단으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