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학과 일 안할거면 자퇴해"… 지방대 간호학과생, 학생회 갑질 폭로

이재현 기자VIEW 5,6802023.03.2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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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재 간호학과 학생의 폭로로 이른바 '똥군기' 논란이 불거졌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지방소재 간호학과 학생의 폭로로 이른바 '똥군기' 논란이 불거졌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지방 소재 대학교 간호학과에 재학 중이라는 누리꾼이 이른바 'X군기' 문화를 폭로했다. 학생들은 강의실 청소, 총회 등 학과 행사에 무조건 참석해야 했고 불참시 불이익을 준다는 협박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2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지방대 무자비한 X군기 문화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 게재됐다. 자신을 지방 소재 간호학과에 재학중인 학생이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학생회 측에서) 뜬금 없이 쓰지도 않는 층 청소하라고 시키더니 청소 불참자 명단을 교수에게 넘겨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했다"며 "이러다가 저 졸업 못하는 거 아니에요?"라고 운을 뗐다.

A씨는 학생회 소속 학생들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공지한 내용과 개인적으로 대화한 내역 등을 캡처해 글과 함께 게시했다.

사진은 학생회에서 안내한 교수 공지사항(왼쪽)과 아이엄마라 총회에 불참한다고 연락한 학생이 학생회 측에서 받은 답장. /사진=보배드림 캡처
사진은 학생회에서 안내한 교수 공지사항(왼쪽)과 아이엄마라 총회에 불참한다고 연락한 학생이 학생회 측에서 받은 답장. /사진=보배드림 캡처
A씨에 따르면 학생회는 먼저 학교 시설물 교환과 가구 재배치를 위해 간호학과 전 학년이 참석해야 한다는 교수의 공지사항을 단체 대화방에 공유했다. 학생회는 "개인 사유로 불참 없다"며 "간호학과가 다같이 공용으로 사용하는 공간인 만큼, 만학, 복학, 편입 예외 없다"고 못을 박았다. A씨는 "사용안한지 몇년 된걸로 추정되는 먼지 구덩이 빈 강의실을 청소하라고 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 학생이 '애 있는 엄마라 그 시간에 하원 하는 애 데리러 가야 해서 총회에 참석 못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학생회 측은 "다른 가족분들 통해 하원을 하시든지 아니면 애 데리고 오시면 된다"며 "데리고 올 때까지 기다릴거고 불참한다고 통보가 아니라 허락을 구해야 한다"고 답했다.

개인사정으로 총회에 불참한다는 학생과 학생회 측의 대화 내역. /사진=보배드림 캡처
개인사정으로 총회에 불참한다는 학생과 학생회 측의 대화 내역. /사진=보배드림 캡처
또 다른 학생이 보낸 '개인 사정으로 바빠서 참석할 수 없다'는 메시지에는 "누구는 한가해서 총회를 열고 누구는 한가해서 총회를 참석하냐"며 "학과 일이니까 하는 거고 참석하는 것"이라는 날선 대답을 했다. 이어 "총회를 못 오는 경우가 생긴다면 사유를 정확히 설명하고 허락을 구해도 모자라는데 사유도 말하지 않고 통보라니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거냐"며 "최소한의 학과 일조차 안 할 거면 자퇴하는 걸 권고드리고 앞으로 학과에 없는 분이라고 생각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은 '총회 안건에 학생회비 사용 내역이 공개되냐'고 질문한 학생 대화 내역(왼쪽)과 '아르바이트로 총회 불참한다'고 말한 학생의 대화 내역. /사진=보배드림 캡처
사진은 '총회 안건에 학생회비 사용 내역이 공개되냐'고 질문한 학생 대화 내역(왼쪽)과 '아르바이트로 총회 불참한다'고 말한 학생의 대화 내역. /사진=보배드림 캡처
이어 '총회 안건에 학생회비 사용 내역이 공개되냐'는 메시지에는 "학생회비 사용 내역 공개는 따로 할 예정이 없다"고 일축했다. '아르바이트로 인한 불참'을 알린 학생에게는 "아르바이트 같은 개인 사유로 불참 없고 아르바이트 빼고 오면 된다"며 "학과 생활도 사회생활이고 본인 신분은 학생이니 학교 사회생활 먼저 하는 게 맞다고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을 본 누리꾼은 "때려야 폭력인줄 아나" "학생회장할 때 조교가 대학원실 청소하라길래 '우린 돈 내고 공부하러 온 학생이니 청소는 용역 불러라'고 한 적 있다" "똥군기 이참에 없애버려야한다" "92학번 공대에서도 보지 못한 XX짓이다" "학회비 공개 거부하는 것만 봐도 알겠다" "아직도 이런 군기가 있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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