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현대차·LG 등 국내 4대 그룹 전체 임직원 수 대비 사장단 비율은 0.0164%. 임직원 1만명 당 불과 1.6명만이 사장 이상 직급에 오른 셈이다. 총 50만명인 대한민국 국군에서 장군 비율이 0.0720% 수준인 것에 비해 4.4배 가량 낮다. 그만큼 오너일가가 아닌 평사원으로 입사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전문경영인에 올라서는 것 자체가 '샐러리맨들의 신화'로 불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다면 현재 4대 그룹을 이끄는 전문경영인들은 어떤 기록을 남겼으며 이들에겐 어떤 보상이 주어질까. 4대 그룹 사장단의 면면을 들여다 봤다.
![]() /그래픽=김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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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0.0164%의 확률… '별 중의 별' 4대 그룹 사장 누가 하나 봤더니
②여성 CEO에 외국인 사장, 순혈주의도 무너진 4대 그룹 수장자리
③책임만큼 확실한 '처우'… 4대 그룹 사장되면 누리는 혜택
대기업에서 일반 직원이 임원으로 승진하는 것은 흔히 '낙타가 바늘구멍에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다. 전체 직원 가운데 임원이 될 확률은 0.1%에도 못 미치는 데다 직급이 위로 올라갈수록 승진 확률은 더욱 낮아지기 때문이다.
임원 중에서도 사장 이상 직급은 '별 중의 별', '샐러리맨의 신화' 등으로 불리며 직장인들이 추앙하는 롤 모델이 된다. 그렇다면 국내 경제에 파급력이 큰 4대 그룹 사장단에는 어떤 인물들이 오를까.
4대 그룹 18개 계열사 사장 이상 직급 '총 68명' 삼성·SK·현대자동차·LG 등 4대 그룹은 대한민국 경제계를 대표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4대 그룹의 합산 매출은 1032조원으로 한국의 명목 GDP(국내총생산) 2150조원의 48%를 차지한다. 그만큼 4대 그룹의 경영일선에 포진한 수뇌부들의 책임은 막중할 수밖에 없어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치며 경영능력과 리더십을 입증한 핵심 인재들이 중용된다.
머니S가 이번에 실시한 조사 대상은 4대 그룹 소속 계열사 중 금융·유통·건설을 제외한 핵심 사업부문 상장 계열사의 사장 이상(오너 제외) 전문경영인이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SDI 등 전자부문 3개 상장 계열사, SK그룹은 지주사인 SK㈜와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하이닉스 등 4개 핵심 계열사를 포함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차·기아·현대제철·현대로템·현대위아 등 5개사, LG그룹은 LG㈜·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LG에너지솔루션·LG유플러스 등 6개사가 대상이다.
조사 대상인 4대 그룹 소속 총 18개 계열사의 사장 이상 직급을 가진 경영진은 2023년 4월 기준 총 68명이다. 이들 그룹사의 총 임직원 수는 41만5282명으로 불과 0.0164%만이 사장 이상 직급에 올라있는 셈이다. 그룹별로는 ▲삼성 28명(총 임직원 14만4964명·비율 0.0193%) ▲SK 16명(4만3443명·0.0368%) ▲현대차 10명(12만6663명·0.0079%) ▲LG 14명(10만212명·0.0140%) 등으로 집계됐다.
단일 기업 중 사장 이상 직급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전자다. 오너인 이재용 회장과 그룹의 의료사업을 총괄하는 한승환 의료사업 일류화추진단장(사장)을 제외하고 23명이 경영일선에 포진했다. 직급별론 ▲회장 1명 ▲부회장 2명 ▲사장 20명 등이다.
4대 그룹 사장단 이상 직급은 1960년대생이 가장 많았다. 전체 68명 가운데 83.8%인 57명이 1960년대생이며 그중에서도 1960~1964년 사이 태생이 41명이다.
1950년대생은 총 8명으로 삼성그룹은 김기남 삼성전자 SAIT(옛 종합기술원) 회장(1958년생) 1명이고 현대차그룹은 신재원 현대차 사장(1959년생),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1959년생), 정재욱 현대위아 사장(1959년생) 등 3명이다. LG그룹은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1957년생)과 김명환(1957년생)·이방수(1958년생) 사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1957년생) 등 총 4명이 1950년대생이다.
SK그룹은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1950년대생이 한 명도 없었다. 대신 1970년대생이 3명이나 사장 직급에 이름을 올렸다. 이 중 가장 젊은 인물은 SK하이닉스의 미주사업TF(태스크포스)와 미래전략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는 노종원 사장(1975년생)이다.
![]() /그래픽=김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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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출신이 가장 많은 그룹은 삼성으로 전체 28명 중 13명이다. 연세대 출신이 6명으로 뒤를 이었다. 고려대와 지방 대학 출신은 한 명도 없다. 해외 대학에서 학사 학위를 받은 인원은 2명이다. SK그룹도 조사 대상 16명 중 절반인 8명이 서울대 출신이고 고려대와 연세대가 각각 5명, 2명이다. 4대 과학기술원에 속한 카이스트에서 학사 학위를 받은 인원도 1명 있다.
현대차그룹은 서울대 출신이 없고 고려대와 연세대 출신이 각 2명씩이다. 이어 부산대 2명, 경희대 1명이며 해외 출신도 해외 3명이다. LG그룹 역시 서울대 출신이 가장 많다. 14명 중 6명이 서울대에서 학사를 받았고 고려대와 한양대 출신이 각 2명씩이다. 연세대, 경북대, 부산대, 해외대학 출신은 각각 1명이다.
현대차그룹은 사장 이상 직급에 외부 영입 출신 비중이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절반을 넘겼다. 현대차그룹의 조사 대상 인원 10명 중 6명이 외부에서 영입된 인사다. 현재 현대차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장재훈 사장도 삼성물산, 닛산, 노무라증권 등을 거쳐 2011년 현대글로비스 글로벌사업실장으로 영입돼 '현대맨'이 된 인물이다. 현대차그룹엔 한국계 미국인이 아닌 순수 외국인 출신 사장도 2명(호세 무뇨스, 루크 동커볼케)이나 이름을 올렸다.
4대 그룹 사장단의 성비는 남성이 압도적이었다. 전체 68명 가운데 사장 이상 직급을 가진 여성은 2022년 말 인사에서 승진한 이영희 삼성전자 사장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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