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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 위성 싣고 간 '누리호'… 해외 의존 더 이상 안 한다

양진원 기자VIEW 1,6872023.05.26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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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지난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우주로 날아올랐다. 1, 2차 발사가 성능 검증을 위한 목적이었다면 이번 3차 발사는 처음으로 실용 위성을 우주로 데려갔다. /사진=뉴스1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지난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우주로 날아올랐다. 1, 2차 발사가 성능 검증을 위한 목적이었다면 이번 3차 발사는 처음으로 실용 위성을 우주로 데려갔다. /사진=뉴스1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지난 25일 3차 발사에 성공하면서 한국 우주산업의 전기를 마련했다. 고도 550㎞에 안착시킨 실용 인공위성 8기 역시 과학기술과 안보 차원에서 활용도가 높다.

더 이상 해외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위성을 발사할 수 있게 됐다.

누리호는 이날 오후 6시24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우주로 날아올랐다. 발사 4분20초(260초) 만에 고도 263㎞에 다다른 누리호는 1·2단을 분리하고 이때부터 3단으로만 비행을 시작했다. 실용위성 8기가 실린 3단은 발사 약 13분(780초) 만에 고도 550㎞에 도달, '차세대 소형위성 2호'를 분리했다. 이후 20초 간격으로 나머지 위성 7기를 차례로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의 우주 도전 30년 역사에 길이 남을 쾌거다. 한국이 자체 발사체로 우주에 실용위성을 배송하는 순간이다. 앞서 누리호는 1차(2021.10·실패)·2차(2022.06·성공) 발사 당시엔 모사(가짜)위성과 성능검증위성을 각각 우주로 수송했었다.

한국은 그동안 해외 발사체 업체에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발사 성공으로 국내 위성기업은 앞으로 해외로 나가지 않고 국내에서 위성을 발사할 수 있게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해 국방부·방위사업청 등은 2030년까지 국내 민간기업과 협업해 위성 80기를 개발할 때 누리호를 활용할 수 있다. 누리호는 향후 우주 발사체 시장을 공략할 차기 수출 품목으로도 꼽힌다.

위성·발사체 수요가 늘면 제작에 필요한 반도체, 관제설비 같은 제조업과 통신서비스 등 전후방 산업효과를 일으킨다. 우주 분야 시장조사업체 유로컨설트는 글로벌 우주산업이 2021년 490조원에서 2030년 852조원까지 성장한다고 예상했다.

누리호가 고도 550㎞에 올려 놓은 실용위성 8기는 평시 지구관측부터 우주날씨 분석 등 과학 임무를 수행하지만 유사시 정찰위성 역할도 수행한다. 누리호 3차 발사 임무 성공으로 한국은 언제든 원하는 지점에 과학위성과 안보위성을 수송할 수 있는 국가가 됐다.

안보 차원에서도 값진 성과다.

누리호 주탑재체인 '차세대 소형위성 2호'는 합성개구레이다(SAR)를 장착하는데 일반 카메라와 달리 전파로 지형지물을 인식해 구름이나 악천후 상황에서 주·야간 24시간 지구관측이 가능하다. 이는 안보 위기 때 어디든 원하는 지점을 정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가 향후 7년 동안 발사하는 위성 80기 중 SAR 탑재 위성은 절반이 넘는다.

학계에선 한국 우주발사체·위성 산업이 아직 해외보다 뒤떨어진다고 본다.

하지만 국가적인 지원과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해 반도체 같은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특히 국내에서 자체 로켓으로 위성을 언제든 쏠 수 있다는 것은 산업과 안보 차원에서 가치가 매우 크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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