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카드만 잘 써도 여행경비 줄인다… 환전·해외수수료 '제로'

[머니S리포트-연말 해외여행 떠나볼까… 똑 소리나는 여행족 재테크①] 늘어나는 여행족애 특화 카드 속속

강한빛 기자VIEW 11,7702023.11.19 06:00

글자크기

남은 연차를 탈탈 털어 해외로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공항이 북적이면서 금융사들도 덩달아 바빠졌다. 가성비를 앞세운 여행보험 출시가 활발해진 건 물론 연말특수 속 여행객들의 지갑 한켠을 차지하기 위한 카드사들의 전쟁도 치열하다. 엔저 속 환차익을 위해 두둑히 환전을 해두는 알뜰 재테크족들의 움직임도 눈에 뛴다.
그래픽=이강준 기자
그래픽=이강준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카드만 잘 써도 여행경비 줄인다… 환전·해외수수료 '제로'

②"지인 추천하면 보험료 환급?"… 해외여행자보험, 가지각색

③여행 후 남은 엔화 투자해볼까

#. 올 여름 일본 오사카로 휴가를 다녀온 직장인 이미나(31·가명)씨는 그 어느 때보다 편한 여행을 즐겼다. 과거 해외여행을 떠올리면 출국 전 늘 부랴부랴 환전을 하기 바빴는데 이번 여행에선 대부분 카드로 결제했고 덕분에 카운터 앞에서 동전을 세는 번거로움도 없었다. 특히 카드 이용으로 현지 ATM 인출은 물론 해외 가맹점 이용 시 붙는 수수료 모두 면제돼 여행 경비를 줄였다는 뿌듯함도 들었다. 이씨는 "이제 웬만한 해외여행지에서 카드로 결제가 가능해 번거롭게 환전을 하기 보다 여행특화 카드를 발급받는 게 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해외여행길에 오르는 주머니가 한결 가벼워졌다. 두둑한 현지 화폐를 챙기기 보다 여행특화 카드를 발급받아 떠나는 이들이 늘었다. 카드를 긁을 때마다 포인트가 적립되는 건 물론 해외여행지서 붙는 수수료까지 면제된다. 남은 연차를 소진하고 새해를 해외에서 맞이하고 싶은 사람들이 몰리는 이른바 '연말 해외여행 특수'를 위한 카드사들의 경쟁이 활발해지고 있다.

고물가에도 여행은 간다… 1년새 카드값 훌쩍
카드만 잘 써도 여행경비 줄인다… 환전·해외수수료 '제로'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농협) 등 국내 카드사의 해외이용금액 실적은 올해 9월까지 총 12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8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44.7%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해외 결제액(12조원)도 넘었다. 특히 여름 휴가철인 7~8월에만 3조3000억원을 해외에서 카드로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위축돼 있던 해외여행 심리가 회복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내국인 출국자는 총 1619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4.1% 급증했다.

올해 3분기(7~9월) 인천국제공항 국제선 여객 수는 1541만9010명을 기록하며 1500만명을 넘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내수 회복, 여행 및 여가 활동 활성화 등에 힘입어 소비심리가 전년 동기 대비 양호한 상태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환전 수수료 아끼려면 하나·포인트 적립은 신한


표=머니S
표=머니S
해외 여행지에서 카드로 결제하는 건 잔돈 관리에서 자유롭다는 장점도 있지만 재테크 차원에서도 쏠쏠하다. 무엇보다 환율이 하락할 땐 현금보다 신용카드 사용이 유리하다.

해외에서 결제한 신용카드 대금은 사용 당일 환율이 아니라 해외에서 카드를 사용한 거래내역이 국제 카드사로부터 국내 카드사에 접수되는 날의 환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해외결제 시 캐시백을 주거나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어 여행 경비를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하나카드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는 환전 번거로움을 줄이고자 하는 여행객들을 겨냥했다. '하나머니' 앱으로 원, 달러, 엔, 유로, 파운드 등 통화를 외화 하나머니로 충전한 뒤 카드로 결제하는 식이다. 외화 하나머니로 충전할 때 환전 수수료가 없는 것이 특징으로 앱을 통한 실시간 충전이 가능하다. 환율 100% 우대도 제공한다.

해외 가맹점 결제 시 부담해야하는 해외서비스 수수료·국제 브랜드 수수료가 붙지 않고 해외 ATM 인출 수수료·국제 브랜드 수수료도 없다. 여기에 국내 모든 가맹점에서 결제 시엔 0.3% 하나머니가 적립된다.

신한카드 글로버스/사진=신한카드
신한카드 글로버스/사진=신한카드
여행지서 쓴 만큼 돌려받길 원한다면 신한카드 '글로버스'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국제브랜드수수료 1%와 해외서비스수수료 0.18%가 면제돼 총 1.18%의 수수료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전월 실적 30만원 이상일 경우 적립 한도 없이 해외 이용금액의 1.7%를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KB국민카드 '위시카드'도 쏠쏠하다. 전월 실적 조건 없이 해외 가맹점에서 결제 시 2%가 할인된다.

우리카드의 '트래블월렛 우리카드'는 해외 이용 시 미리 충전한 트래블페이 충전금액이 우선 차감되고 잔액이 부족하면 자동으로 신용으로 전환돼 후불결제된다. 국내 이용금액의 1%와 해외 이용금액의 2%를 트래플포인트로 적립 가능하고 선불 및 신용 결제금액 모두 비자 브랜드 이용수수료 1.1%와 해외이용 수수료 0.3%를 면제받을 수 있다.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NH농협카드의 'zgm.일본여행중 카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해외 결제 수수료 면제, 일본 오프라인 전매장에서 10%포인트가 적립된다.

카드 하나 잘 만들었더니 지각변동
하나카드 트래블로그./사진=하나카드
하나카드 트래블로그./사진=하나카드
카드사들이 여행카드에 공을 들이고 있는 건 수요가 늘고 있어 시장 순위 재편의 기회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찍이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이 아닌 해외에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만년 꼴찌 하나카드는 트래블로그 하나로 올 상반기 해외 체크카드 점유율을 29.33%로 끌어 올렸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19.08%에서 10.2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해외에서 결제된 직불·체크카드 금액은 하나카드가 7362억56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신한카드는 5724억3400만원, KB국민카드는 4001억23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외환 등에 경쟁력이 있는 만큼 하나카드가 해외서비스에서 두드러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트래블로그가 예상보다 더 인기를 끌며 업계도 놀라고 있는 분위기"라며 "앞으로도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해외 여행족을 겨냥한 카드, 서비스 출시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단으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