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계열사인 SPL 제빵공장 사고로 SPC 불매운동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경기 평택시 팽성읍 SPL 평택공장 앞에서 열린 평택 제빵공장 사망사고 희생자 추모제에서 현장 근로자와 관계자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SPC 계열사인 SPL 제빵공장 사고로 SPC 불매운동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경기 평택시 팽성읍 SPL 평택공장 앞에서 열린 평택 제빵공장 사망사고 희생자 추모제에서 현장 근로자와 관계자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SPC 계열 제빵공장에서 근로자가 작업 중 숨진 사고로 SPC 불매운동 조짐이 일고 있다.

19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SPC 계열사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6시20분쯤 SPL 평택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무자 A씨가 소스 배합기 기계에 몸이 끼어 사망했다.

현장에는 A씨 외 다른 직원이 한 명 더 있었지만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배합기에 몸이 낀 채 발견된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2인 1조와 작업중지 등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성명을 통해 "위험한 순간 비상정지버튼을 누를 수 있는 게 2인 1조다. 그러나 같은 시간 고인은 혼합기에, 동료는 외부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노동부가 사고 발생 후 교반기 9대 중 자동방호장치가 없는 7대에만 작업중지를 내린 점을 비판했다. 공공운수노조는 "남은 노동자들은 이번 사고가 단지 나를 피해 갔다는 무서움과 공포에 떨면서도 빵을 만들기 위해 기계를 돌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공운수노조는 "동료가 사라진 자리에 덮인 흰 천을 보면서 기계를 돌려야 하는 동료들에 대한 배려는 없다"며 "남은 노동자들은 이번 사고가 단지 나를 피해 갔다는 무서움과 공포에 떨면서도 빵을 만들기 위해 기계를 돌렸다"고 비판했다. 노동부는 사고 다음 날 오후 나머지 2대 교반기에 대해서도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지난 17일 "생산 현장에서 고귀한 생명이 희생된 것에 대해 매우 참담하고 안타깝게 생각하며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회사는 관계 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며 사고 원인 파악과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조치나 구체적인 방안 등이 담기지 않아 네티즌의 질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지난 16일 영국 시장 진출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화를 불렀다. 계열사 공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지 하루 만에 사업 확장 홍보를 한 것. 허 회장의 사과문이 나오기도 전이었다.

SPC그룹 불매운동 조짐은 빠르게 확산 중이다. 온라인에서는 SPC 계열사 브랜드를 정리한 게시글이 퍼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직원이 사고로 사망했는데 빵을 만들게 하다니 너무 소름이 끼쳐 앞으로는 SPC 제품을 먹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불매운동 조짐에 대해 SPC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산재로 인한 사고원인과 기업의 과실 여부 등을 밝히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이와 관련이 없는 불매운동은 가맹점주의 피해만 가져올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