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랭글러 '루비콘'은 험로 주행에 초점을 맞춘 최상위 오프로드 트림이며 부분 변경을 거쳐 지난해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사진=김이재 기자


"지프 랭글러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오프로드의 진수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시승을 함께한 전문 인스트럭터는 지프 랭글러에 대해 이 같이 소개했다.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 오프로드 체험을 통해 지프 랭글러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수 있다는 자신감에서다.

지프의 아이코닉 모델 랭글러는 크게 ▲스포츠 ▲사하라 ▲루비콘 3개 모델로 나뉜다. 이 가운데 가장 오프로드에 특화된 루비콘은 6년 만에 부분 변경을 거쳐 지난해 국내 시장에 출시, 마니아층의 관심을 끌었다.


최근 경기도 가평군 칼봉산 일대에서 지프 랭글러 루비콘을 타고 온·오프로드 주행을 체험했다. 경반분교 캠핑장에서 진행된 오프로드 코스에서는 랭글러 특유의 험로 주행 성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체험은 전문 인스트럭터의 안내에 따라 운전석과 조수석에서 번갈아 진행됐다. 탑승한 모델은 강렬한 핑크 컬러가 인상적인 '뉴 랭글러 투스카데로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도심과 오프로드 모두에서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프 랭글러의 실내에는 12.3인치 터치스크린이 처음으로 적용됐다. 계기반은 바늘이 움직이는 아날로그 방식이다. /사진=김이재 기자


실내는 전반적으로 깔끔했다. 부분 변경을 통해 12.3인치 터치스크린이 처음 적용되면서 현대적인 이미지와 편의성이 더해졌다.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고 티맵 내비게이션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계기반은 디지털 대신 바늘이 움직이는 아날로그 방식을 유지했고대부분의 기능도 버튼식 조작으로 랭글러 특유의 클래식한 감성이 여전했다.

2륜 구동부터 4륜 오토, 4륜 파트타임까지 선택할 수 있는 트렌스퍼 레버(왼쪽)도 인상적이다. 오프로드에 최적화된 지프의 4x4 시스템을 트렌스퍼 레버로 조정할 수 있다.


직접 운전석에 앉아 주행해보니 핸들은 예상보다 가볍게 돌아갔고 브레이크는 제법 무게감이 느껴졌다. 일반 도로 주행 시에는 브레이크에 힘을 조금 더 줘야 제대로 반응하는 느낌이었다.
실내 디스플레이의 오프로드 페이지에서는 차량 동역학, 피치와 롤링 등 오프로드 주행 시 차량의 상태를 살펴볼 수 있다. /사진=김이재 기자


랭글러의 진가는 본격적인 오프로드 코스에서 드러났다. 4WD 구동 모드를 적용하자 각 바퀴에 전달되는 구동력이 최대 4배까지 늘어나며 접지력이 극대화됐다. 지나가기에 무리가 있어 보이던 바위도 힘들이지 않고 넘어섰다.

중앙 디스플레이에 마련된 '오프로드 페이지'에서는 차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차량 동역학, 액세서리 게이지, 피치와 롤링 각도, 전방 주시 카메라 등이 표시돼 주행 상황을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다.
[영상 시승기] 험로도 거뜬… 오프로더 아이콘 '지프 랭글러'
곳곳의 크고 작은 바위도 4WD 구동 모드를 적용해 무리 없이 넘어갈 수 있었다. /영상=김이재 기자


캠핑장까지 오르는 길은 깊이가 있는 개울부터 크고 작은 바위들까지 곳곳에 자리해 주행 중 차체의 흔들림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양옆으로 나무가 울창해 나뭇가지에 차가 긁히지 않을까 걱정됐지만 인스트럭터는 "부딪혀도 괜찮다"며 참가자들을 안심시켰다. 랭글러 모델은 차 도장 면이 두껍게 처리돼 웬만한 가지에 스쳐도 흠집이 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영상 시승기] 험로도 거뜬… 오프로더 아이콘 '지프 랭글러'
차량이 크게 흔들리며 핸들도 함께 돌아갔지만 '오프로드 플러스' 기능으로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갈 수 있었다. /영상=김이재 기자


장애물을 넘을 때마다 차가 크게 흔들리며 핸들도 함께 돌아갔지만 '오프로드 플러스' 기능 덕분에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갈 수 있었다. 루비콘 트림에만 적용되는 오프로드 플러스 모드는 '4WD 성능'이 확장될 수 있도록 필요 기술을 활성화한다.

오프로드 플러스 버튼을 누르면 현재 차가 달리고 있는 지형을 자동 분석해 스로틀, 셀렉-스피드 컨트롤, 트랙션 제어, 변속기 모드 등 주요 시스템을 조정한다.

셀렉-스피드 컨트롤은 오프로드 주행 시 4-LO 모드에서 목표 속도인 1~8㎞/h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덕분에 운전자는 스로틀이나 브레이크를 컨트롤할 필요 없이 차선에 집중할 수 있다.
전·후방 카메라가 탑재돼 운전석에서 보이지 않는 낮은 장애물들도 파악할 수 있다. /사진=김이재 기자


랭글러에 탑재된 전·후방 카메라는 운전 중 눈에 잘 띄지 않는 하단 장애물을 미리 확인할 수 있어 유용하다.

다양한 오프로드 기능이 더해져 험로에서 보다 안전하게 주행을 즐길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오프로드 초보자에게도 친절한 차라는 인상을 받았다.

루프와 도어를 탈거한 채 달릴 수 있는 컨버터블 구조도 랭글러만의 차별화된 매력이다. 탁 트인 개방감과 자유로움을 중시하는 오프로드 마니아들이 랭글러를 특히 선호하는 이유다.
[영상 시승기] 험로도 거뜬… 오프로더 아이콘 '지프 랭글러'
랭글러는 2.0ℓ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성능을 자랑한다. /영상=김이재 기자


랭글러에 탑재된 2.0ℓ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 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고속보단 오프로드 상황에서의 저속 주행이 많은 랭글러 특성상 일반 도로에서 파워풀한 가속감을 느끼긴 어려웠지만 승차감과 안정성은 최신 SUV 못지않았다. 엔진 스톱&스타트 시스템(ESS)이 기본으로 적용돼 도심 주행 시 연비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랭글러의 진가는 흙먼지 날리는 험로 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지프의 슬로건을 몸소 선보인다.

이번에 시승한 뉴 랭글러 투스카데로 에디션은 루비콘 하드탑 단일 모델로 가격은 8190만원이다.
뉴 랭글러 투스카데로 에디션은 루비콘 하드탑 단일 모델로 가격은 8190만원이다.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