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과 14일 이틀간 코스피가 급락했지만 코스닥은 바이오주 중심으로 선방했다. /사진=강지호 기자


AI 버블 우려로 코스피가 급락했지만 코스닥은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들이 주가를 지탱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과 14일 이틀 동안 코스피는 3.34% 내렸으나 코스닥은 0.95% 하락에 그쳤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이 기간 각각 5.72%와 9.24% 떨어지며 10만전자와 60만닉스가 모두 무너졌다. 코스피 상위 10개 종목도 HD현대중공업과 바이오주인 셀트리온을 제외하고는 파랗게 멍들었다. 특히 14일 코스피는 미국 기술주 매도세에 금리 인하 불투명 영향으로 3.81% 내렸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닥은 0.95% 하락했지만 코스피와 비교해 그 폭이 크지 않았다. 8개 종목이 하락한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은 바이오주를 중심으로는 오히려 상승했다.이틀간 에이비엘바이오가 37.49% 급등한 것을 비롯해 펩트론은 5.27% 파마리서치는 4.03% 리가켐바이오는 2.81% 알테오젠은 1.28% 올랐다. 코스피 바이오주인 셀트리온 역시 7.22% 상승했다.

이는 코스닥 개별 지수에서도 나타난다. 이틀간 코스닥 제약지수는 4.83% 코스닥150 헬스케어는 4.02% 상승했다. 이는 코스닥 전체 개별지수 중 상승률 1위와 2위다. 특히 바이오 종목 가운데 에이비엘바이오의 상승이 돋보였다. 이는 해외 기술 계약과 지분 투자 등 호재가 겹친 탓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글로벌 제약사인 일라이 릴리와 계약금 585억원을 비롯해 최대 3조8000억원 규모의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뒤이어 지난 14일에는 일라이 릴리와 220억원 규모 지분 투자 계약까지 소식까지 알렸다. 회사는 일라이 릴리를 대상으로 보통주 17만5079주를 발행해 220억원을 확보한다.

이후 에이비엘바이오 주가는 크게 뛰었다. 주초 10일 기준 10만500원이었던 주가는 14일 17만4200원까지 올랐다. 불과 4거래일만에 73.33% 상승한 것이다. 시가총액 역시 10일 5조5400억원에서 14일 9조6028억원까지 불어나 코스닥 시총 4위로 올라섰다.
에이비엘바이오 주가는 주초 10만500원을 기록했으나 4거래일만에 73.33% 상승했다. 사진은 11월10일부터 14일까지 에이비엘바이오 주가 및 시가총액 추이. /사진=강지호 기자


외에도 리가켐바이오가 ADC(향체-약물접합체)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피하주사(SC) 제형 플랫폼을 개발한 알테오젠을 비롯해 바이오 기업들은 항암이나 비만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출 가능성을 밝히는 중이다.


증권가는 바이오주의 상승세에 대해 올 연말과 2026년 상반기까지 기술 수출 및 임상 관련 검증 결과 발표 등이 몰린 점을 주목했다. 바이오 및 제약 분야 전반에 있어 기술 개발 결과가 점차 성과로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달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에이비엘바이오 이외에도 연말 및 2026년 상반기에 긍정적인 이슈들이 있다"며 "예를 들어 한미약품은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임상이 연말 종료되며 일동제약도 당뇨병 관련 GLP-1에 대한 기술 수출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했다.


여노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항암과 비만 등 주요 질환에서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 수요가 늘어나는 중"이라며 "이중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현재의 기술 트렌드에 부합하고 있어 힘을 받았다"고 최근 훈풍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특히 에이비엘바이오가 일라이릴리와 지분 투자 계약까지 맺은 것은 전례가 없던 일로 이로 인해 바이오 부문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좋아졌고 연말과 2026년에도 긍정적 소재가 이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섣부른 매수에 대해서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여 연구원은 "2026년 상반기까진 흐름이 좋을지라도 사실 최근 며칠은 분명한 호재가 존재했던 흔히 말하는 '튀는 장'이었다"며 "이에 더 반도체 기술주의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도 존재하기에 전체적인 경향성으로 확대하긴 조심스럽고 추세를 지켜봐야 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