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1조원 이상을 투자하며 성장에 박차를 가한다. 사진은 지난달 미국 타임스퀘어 디지털 옥외광고로 송출되고 있는 농심 신라면과 '케이팝 데몬 헌터스' 협업 광고. /사진=농심


농심이 3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제품 가격 인하에 따른 기저효과로 인해 수익성이 개선됐고 해외 법인의 매출이 14.4% 늘며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농심은 1조원 이상을 투자해 핵심 동력인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우며 성장 속도를 높인다.


농심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 늘어난 8712억원을 기록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544억원으로 44.7% 증가했다. 분기순이익은 37.1% 늘어난 506억원이다.

수익성 개선의 배경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하락했던 것에 대한 기저효과가 자리한다. 농심이 2023년 7월 신라면, 새우깡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인하하면서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376억원으로 하락했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3월 인하 전 가격으로 되돌림에 따라 3분기 영업이익이 상승했다"면서도 "다만 2023년 3분기 영업이익(557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매출 측면에서는 해외에서의 견조한 실적이 전체 성장세로 이어졌다. 해외 법인의 매출은 26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성장했다. 농심의 최근 3년간 글로벌 매출은 ▲2022년 1조1517억원 ▲2023년 1조2515억원 ▲2024년 1조3038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농심은 매출 성장을 이끌고 있는 해외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전략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이병학 농심 대표는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 현재 40%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을 2030년까지 61%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지난 9월부터 미주 지역에서 케데헌과 협업한 신라면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대규모 체험형 이벤트를 열었다.

글로벌 소비자들의 입맛을 겨냥한 신제품을 출시해 볶음라면 라인업을 확대한다. 지난해 9월 선보인 '신라면 툼바'에 이어 올해 말 '신라면 김치볶음면'을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미식 트렌드인 스와이시(Swicy, Sweet+Spicy)를 반영해 한국식 매콤달콤한 맛을 조화롭게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2029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자해 라면 생산 및 물류 시설을 확충한다. 농심은 현재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부산 녹산산업단지에 1만1280㎡(3400평) 규모의 수출용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울산 삼남물류단지에 4만6700㎡(약 1만4000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건립 중이다.


심규철 농심 글로벌마케팅부문장은 "농심이 내수시장에서 1위로 올라서게 된 근원적인 이유는 '한국의 정서'를 기반으로 표준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라며 "신라면이 가진 한국적인 정서와 문화를 세계의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