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매장에서 외국인들이 가성비 제품과 설화수·더후 등 프리미엄 브랜드 제품을 동시에 결제하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 올리브영의 럭셔리 전문관 '럭스에딧'(Lux Edit)의 올 1월부터 10월까지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사진은 올 11월 올리브영N 성수 매장 앞에 국내외 소비자들이 오픈런을 위해 대기하는 모습. /사진=올리브영


최근 올리브영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장바구니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저렴한 마스크팩을 대량 구매하던 패턴에서 벗어나, 수십만원대의 고가 럭셔리 화장품까지 함께 구매하는 '교차 소비' 현상이 뚜렷해졌다. CJ올리브영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기존의 인디 브랜드 육성과 럭셔리 확장을 병행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통해 글로벌 고부가가치 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2일 올리브영에 따르면 럭셔리 전문관 '럭스에딧'(Lux Edit)의 올 1월부터 10월까지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올 상반기 올리브영의 전체 럭셔리 제품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올리브영 매장에서는 외국인들이 가성비 제품과 설화수·더후 등 프리미엄 브랜드 제품을 동시에 결제하는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이러한 소비 패턴 변화는 올리브영의 전체 객단가(1인당 평균 결제 금액) 상승을 견인하며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올리브영은 '인디 브랜드 인큐베이터'라는 본연의 역할을 유지하면서 럭셔리 카테고리를 확장해 K뷰티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과거 제품력은 좋지만 시장에 잘 알려지지 않은 신진 브랜드 발굴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설화수, 더후, 헤라, 연작 등 국내 주요 럭셔리 브랜드를 입점시키며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했다. 백화점 위주였던 이들 브랜드가 올리브영에 입점하면서 MZ세대 및 글로벌 소비자와의 접점이 확대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K뷰티 인큐베이터에서 '프리미엄화' 선봉장으로

올리브영의 '럭스에딧' 2주년 기념 포스터. 아모레퍼시픽 프리메라, 정샘물 등 국내 브랜드와 맥, 바비브라운 등 글로벌 브랜드를 함께 배치했다. /사진=올리브영


성과는 파트너사의 실적으로도 증명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25년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배경으로 "올리브영 등 MBS(멀티브랜드숍) 채널에서의 설화수·헤라 판매 호조"를 꼽았다. 올리브영이 기성 럭셔리 브랜드의 신규 고객 유입 창구이자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올리브영의 체질 개선은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앞두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K뷰티의 인식을 저가 중심에서 프리미엄 영역까지 확장해 글로벌 시장에서 고부가가치 플랫폼으로 안착하겠다는 의도다. 랑콤, 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 유치를 확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 럭스에딧 코너는 국내 화장품과 해외 럭셔리 화장품이 함께 진열돼 있다"며 "이는 K뷰티 제품 중에도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라인이 있다는 것을 홍보하는 것과 동시에 K뷰티 브랜드 가치 전체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전개될 북미 진출 전략 역시 이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올리브영은 미국 매장을 단순 판매처가 아닌 K뷰티 큐레이션 역량을 집약한 '쇼케이스'로 운영할 계획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미국 매장은 400여개 인디 브랜드를 비롯해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와도 협의를 통해 다양한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라며 "현지 소비자들에게 K뷰티의 다양성과 프리미엄 가치를 동시에 전파하는 쇼케이스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