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는 최근 자동차시장의 가장 '핫한' 키워드다. 저유가가 지속되는 요즘에도 자동차 구입자들은 연비를 구매의 우선순위로 고려한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고연비의 디젤 차량이다. 연비는 물론 훌륭한 퍼포먼스까지 모두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재미없을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다. 가격 부담이 구매를 더 꺼리게 만들기도 한다. 기자도 마찬가지였다. 적어도 LF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시승하기 전까진 말이다.

지난해 12월22일 현대자동차 신형(LF) 쏘나타 하이브리드 미디어 시승회에 참석했다. 이날 주행코스는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을 출발해 인천공항고속도로를 달려 영종도 하얏트 호텔을 찍고 돌아오는 왕복 86㎞ 코스였다.


김상대 현대차 국내 마케팅실장은 시승에 앞서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현대차의 2세대 하이브리드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모델"이라며 "획기적으로 개선된 동력성능과 동급 최고 연비를 기반으로 판매 확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화끈한 동력성능, 디자인은 실용적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외관은 기존 ‘신형 LF쏘나타’의 모습과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전면부 디자인 변경이 눈에 띄었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더욱 커졌고 HID헤드램프와 LED전조등은 ‘하이브리드 차’라는 느낌을 강조하는 듯했다.

차량의 측면과 후면부는 공기저항을 낮추는 데 최적화됐다. 앞바퀴 휠 아치에 에어커튼을 적용하고 지능형 공기 유입 제어장치(액티브 에어플랩)를 라디에이터 그릴 뒤쪽에 배치해 들어오는 공기의 저항을 줄이고 뒤로 잘 흘러가도록 설계했다. 공기역학적 디자인으로 고안된 앞뒤 범퍼와 리어 스포일러까지 공기저항 감소 효과를 더했다. 이에 하이브리드 모델의 공기저항 계수(cd)는 기존 가솔린 모델(0.27)에 비해 11%가량 개선된 0.24를 기록한다.

실내디자인은 만족스러웠다. 시트를 비롯한 곳곳에 파란색이 적용돼 차가우면서도 고급스런 느낌을 줬다. 시동버튼을 눌렀다. 계기판에 불이 들어온 것을 제외하곤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 하이브리드차의 특징이다. 모터 주행 시에는 보행자 보호를 위해 외부 스피커에서는 주행경고 음원이 흘러나온다.


동력성능도 기대 이상이었다. 이번 모델에는 현대차가 개발한 ‘누우 2.0 GDI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이 탑재돼 가솔린 모델보다 더 강력한 성능을 발휘했다. 직분사(GDi) 엔진의 장점에 전기모터의 힘을 더해 156마력의 최고출력과 19.3㎏m의 최대토크 동력성능을 갖췄다. 엔진출력에 모터출력이 더해진 결과다.

모터만으로 주행하는 ‘EV모드’에서 엔진이 가동되며 고속주행으로 전환되는 과정은 운전자가 그 과정을 느낄 수 없을 만큼 매끄러웠다. 오직 계기판을 통해서만 이 차가 EV모드로 주행하는지 엔진출력으로 주행하는지 구분할 수 있을 정도였다.

주행 모드를 ECO모드에서 스포츠 모드로 전환했다. 확연히 다른 가속을 경험할 수 있었다.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에는 기존 모델에 없던 ‘스포츠모드’가 추가돼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다만 스포츠모드로 주행할 시 연비는 잊어야 한다.



◆공인연비 17.2㎞/ℓ… 마음만 먹으면 26.1㎞/ℓ까지
이날 행사에서는 ‘연비 운전왕 선발대회’가 열렸다. 그 결과 ‘연비 운전왕’ 타이틀은 26.1㎞/ℓ를 기록한 운전자에게 돌아갔다.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공인연비는 이날 시승한 17인치 휠 기준으로 17.2㎞/ℓ다. 하지만 저속·저토크 주행뿐 아니라 최고 120㎞/h의 고속주행 중에도 EV모드가 발동되며 실연비 향상을 도왔다. 정체구간이나 도심 주행에서 '연비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물론 고속주행 시에도 운전 방식에 따라 천차만별의 연비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이 고속주행 구간이었던 이날 시승행사에서 많은 운전자가 20㎞/ℓ 안팎의 실연비를 기록했다.

특히 '관성주행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연비운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쉽게 연비운전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관성주행 내비게이션 시스템이란 내비게이션을 통해 주행 경로와 도로 정보를 분석해 전방 감속 상황이 예측되는 경우 운전자에게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시점을 미리 알려줌으로써 가속페달이나 브레이크의 불필요한 사용을 최소화하도록 안내하는 시스템이다.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기존 모델보다 25만원 낮춘 가격에 내놨다. 엔트리 트림인 스마트 모델은 2870만원, 주력 트림인 모던 모델은 2995만원, 최상위 트림인 프리미엄 모델은 기존 제품과 동일한 3200만원으로 책정됐다.

기존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가격을 낮추거나 동결했고 보조금까지 지원되지만 가솔린 모델이 2255만원부터 시작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여전히 부담이 된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은 1년 2만㎞주행을 가정할 때 1년 조금 넘게 운행하면 차액을 회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러한 효과를 내기 위해 ‘연비운전’은 필수다. 평소 자신의 운전 습관과 주요 주행경로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