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 알랜 브랙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대표가 개막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블리즈컨 2019 개막식 영상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블리츠청에 대한 제재에 대해 공식 사과했지만 수위를 낮춘 징계는 철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이 알랜 브랙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블리즈컨 2019 개막식에서 블리츠청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이는 지난달 6일 대만에서 열린 ‘하스스톤 아시아태평양 그랜드마스터즈’ 대회에서 홍콩 e스포츠선수 ‘블리츠청’의 우승소감으로 촉발됐다. 당시 대만 캐스터는 블리츠청과 인터뷰를 진행했고 우승 소감을 얘기할 당시 고개를 푹 숙이며 다음 있을 중대발표를 암시했다. 블리츠청은 “광복홍콩시대혁명”이라는 발언으로 진행중인 홍콩시위를 지지했다.


블리츠청이 하스스톤 아시아태평양 그랜드마스터즈 우승후 소감을 말하자 캐스터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대회영상 캡처
홍콩시위는 송환법 추진에 반대해 홍콩시민들이 진행한 대규모 시위다. 인도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도 사안별로 범죄인을 부르는 송환법은 중국정부의 입맛대로 반체제 인사 등을 소환할 수 있다는 이유로 홍콩시민들의 거센 저항을 받았다. 결국 홍콩행정부는 송환법을 공식철회했지만 긴급조치 및 복면금지법을 시행했고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홍콩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블리자드는 블리츠청의 발언이 하스스톤 공식 경기규정 제6조1항을 위반했다며 1년간 대회 출전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대만 캐스터들의 경우 사실상 해고 수순을 밟으며 제재해 큰 비판을 받았다. 게이머와 일부 블리자드 직원 및 캐스터들은 “블리자드가 중국자본의 눈치를 본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모든 목소리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던 운영철학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징계 발표 후 전세계 하스스톤 대회 곳곳에서 홍콩시위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오버워치 캐릭터 ‘메이’를 홍콩 민주주의 상징으로 패러디하는 유저도 급증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블리자드는 관련 징계 수위를 낮췄다. 블리츠청과 대만 캐스터의 대회참가 금지기간을 6개월로 하향 조정하기에 이른다.

블리즈컨 개막식에서 알렌 브랙 대표는 “성급한 결정으로 상황을 어렵게 만들었다”며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사과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징계에 대해 철회할 가능성이나 추후 계획에 대해서는 별도의 거론을 하지 않았다. 지난 1~2일 진행된 블리즈컨 현장에서는 블리츠청 사건과 관련한 집회가 열리는 등 블리자드의 징계에 대해 비판하는 여론이 이어졌다.


한편 블리자드는 블리즈컨 2019를 통해 디아블로4와 오버워치2 등 신작과 신규 콘텐츠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