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서 CPR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 간호사가 남긴 쪽지가 추모 공간에서 발견됐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추모하는 시민의 모습. /사진=장동규 기자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희생자들에 미안한 마음을 전하는 쪽지가 발견됐다. 이 쪽지는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도운 간호사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공간에 시민들이 적은 추모글이 붙어 있다. 사진은 참사 당시 CPR을 도운 것으로 추정되는 간호사가 이태원역 추모 공간에 남긴 쪽지. /사진=뉴스1
글 작성자는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글을 시작한 뒤 "제가 한 심폐소생술이 아프진 않으셨나요"라고 적었다. 이어 "옆에서 손이라도 잡아드리고 눈 감는 길 외롭지 않게 도와드렸어야 했는데.."라며 "제가 마지막에 함께 계셨던 세 분이 편하게 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쪽지 내용으로 미루어볼 때 작성자가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3명이 참사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짐작된다. 이어 작성자는 "너무나 아름다우셨던 인생의 끝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라며 짧은 글을 마무리했다.

이밖에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잊지 않겠다' 등 추모 메시지가 적힌 쪽지가 수북이 쌓여 있다. 스무명 남짓의 자원봉사들이 이른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시간을 나눠 꽃과 쪽지를 수시로 정리하며 추모공간을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