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그룹 회장(가운데)과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왼쪽)이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미래 전략 컨퍼런스' 질의응답 세션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김대영 기자
"한국의 기술 생태계는 메르세데스-벤츠에 없어서는 안 되는 혁신의 기반입니다. 한국 기술이 들어가지 않은 벤츠 차량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협력은 이미 깊습니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그룹 회장은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미래 전략 컨퍼런스'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밝히며 한국 기업과의 협력 확대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내년 1월 1일부터 서울에 아시아 제조·구매 허브를 설립해 한국을 중심으로 혁신·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전날 LG·삼성 등 국내 주요 기업들과 잇따라 진행한 비공개 회동 내용을 묻는 질문에 "LG전자·LG디스플레이·LG에너지솔루션 등의 기술이 이미 벤츠 라인업 곳곳에 적용돼 있다"면서 "어제 회동은 내년 출시 모델이 아니라 3~4년 이후의 기술·제품을 위한 협력 논의였다"고 말했다. 이어 "자세한 내용은 비밀이지만 다음 방한 때 결과로 보여주겠다"고 했다.


질의응답에서의 핵심 키워드는 '한국'과 '협력'이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벤츠는 향후 2~3년 내 40여 개 신모델을 출시하는 최대 규모의 제품 공세에 나설 것"이라며 "이 중 상당수가 한국에 도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고객의 특성을 반영한 디지털 서비스와 MB.OS(벤츠 자체개발 운영체제)의 개방형 생태계를 강조하며 "티맵·웨이브·멜론 등 한국에서 많이 쓰는 서비스가 이미 들어가 있고 앞으로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별 전기차 전략에 관한 질문에는 "각 시장별 속도 차이는 있지만 한국은 기술·문화 모두에서 가장 역동적인 시장 중 하나"라며 "한국 고객은 혁신과 절제된 럭셔리를 동시에 사랑하는 소비자층이 있기에 벤츠 차량이 한국에 특히 잘 맞는다"고 답했다. 제품 기획에서도 "한국 제품팀과 독일 본사팀이 긴밀하게 협업해 한국 소비자 니즈를 반영하고 있다"고 했다.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과 관련해서는 "벤츠는 어느 파트너든 동일한 품질·테스트 기준을 적용한다"며 "CATL·LG 등 다양한 업체와 협력하며 특정 파트너만을 배제하거나 우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청라 화재 피해 보상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는 마티아스 바이틀 벤츠코리아 대표가 나서 "피해 주민들과 정기적으로 만나며 최대한의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답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한국의 젊고 열정적인 벤츠코리아 직원들, 빠른 움직임, 혁신적 사고방식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이러한 '한국의 정신'을 본국으로 가져가고 싶다"고 했다. 비전 V 콘셉트에 대한 질문에는 "S클래스와 고급 미니밴 수요는 대체 관계가 아니라 병행될 것"이라며 "내년부터 비전 V 아키텍처 기반 첫 모델이 순수 전기차로 출시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