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유일하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은 KB손해보험 강남 사옥./사진=KB손해보험
올해 3분기 5대 대형 손해보험사 가운데 KB손해보험이 유일하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실적(누적 기준)을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KB손보는 순이익 기준으로 3분기 연속 4위를 기록하며 현대해상과 격차를 점차 벌리고 있다. 올해 연간 실적 기준으로도 KB손보가 개선세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769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6% 증가했다. 이 기간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 DB손보, 현대해상 등 다른 손보사들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든 실적을 기록했다.


가장 큰 폭으로 실적이 감소한 곳은 현대해상으로 전년동기대비 39.4% 줄어든 6341억원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DB손보는 23.9% 감소한 1조1999억원, 삼성화재는 4.4% 감소한 1조7836억원, 메리츠화재는 2.8% 감소한 1조4511억원이었다.

KB손보의 실적 개선에는 대체 투자손익이 늘어난 게 영향을 미쳤다.

KB손보의 올 3분기 누적 투자손익은 394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3.4% 증가했다. 초장기 국채매입과 선도거래 등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등 대체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게 긍정적인 요소였다.


3분기 계약서비스마진(CSM)은 약 9조394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0% 늘었다. 신계약 CSM은 1조2507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사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킥스·K-ICS)은 올 3분기 191.8%로 전분기대비 0.3%포인트(p) 오르며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KB손보 관계자는 "저성장 고착화와 규제 강화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며 "상생금융 차원의 보험료 인하 및 사고 증가로 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했지만 장기보험과 차보험 매출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화재와 DB손보, 현대해상 경우 주력상품인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과 자연재해 등 대외적인 피해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실제 손보업계에 따르면 대형 손보사들의 올 9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4%를 넘어서며 2020년 관련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험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을 80%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를 넘어서면 사실상 적자 구간으로 진입하는 셈이다. 자동차보험 수익 악화는 전체 실적을 끌어내리는 악재가 되고 있다.

장기보험 수익성 악화도 영향을 미쳤다. 장기보험은 의료파업 종료와 호흡기질환 유행 등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보험금이 지급되면서 보험이익이 줄어든 상황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손해액 마이너스가 발생하고 있고 (연말까지) 조정폭이 작년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이지만 비용 효율화를 반영하면 사업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시장 성장세가 둔화한 상황에서 실적 개선을 위해선 투자 포트폴리오 확대 등 차별화한 요소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