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선포와 함께 여의도는 순식간에 긴장감이 고조됐다. 정적이 내려앉은 국회 주변으로 군용 트럭과 경찰차가 잇달아 진입했다. 병력은 총기와 방탄 장비를 갖춘 채 국회 담장 주변에 빠르게 배치됐다. 그 순간 한국의 민주주의는 또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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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이 선포된 밤, 여의도에 몰려든 긴박의 359분━
"군이 국회로 가고 있다."
SNS로 퍼진 이 한 문장은 시민들을 군보다 먼저 여의도로 향하게 했다.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국회 앞 도로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떤 이는 장갑차 앞에서 두 팔을 벌려 막아섰고 어떤 이는 휴대전화로 상황을 생중계하며 군의 접근을 늦췄다. 국회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시민의 목소리와 군의 명령이 대치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4일 오전 0시7분 일부 병력이 국회 담장을 넘는 순간 국회 내부는 사실상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군의 진입 시도 소식이 복도를 타고 전해졌다. 이에 보좌진과 국회 직원들은 탁자·의자·캐비닛 등으로 임시 방어선을 구축했다. 국회 안은 표결 준비를 서두르는 움직임과 복도 끝에서 대기하는 군 병력이 뒤섞인 비상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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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해제안 가결!"… 국회는 어떻게 버텼나━
윤 대통령의 2차 담화와 국무회의 의결로 계엄이 공식 해제된 시각은 4일 오전 4시26분. 계엄 선포 후 해제까지 359분이 소요됐다. 여의도 하늘이 차츰 흐려지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군 병력이 철수를 시작하자 시민들은 그 모습을 묵묵히 바라봤다. 일부 병사들은 헬멧을 고쳐 쓰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시민들은 안전띠가 다시 걷히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비로소 숨을 돌렸다.
359분 동안 이어진 충돌과 대치 그리고 표결. 누군가는 눈물을 흘렸고 누군가는 "윤석열을 탄핵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계엄은 약 6시간 만에 종료됐다. 하지만 그날의 시간은 여전히 한국 민주주의가 긴박한 갈림길에 서 있던 순간으로 기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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