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렌터카 강지은이 행운의 득점으로 4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사진은 지난 6일 경기 고양킨텍스 PBA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8차 투어 하림 PBA-LPBA 챔피언십 LPBA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한 강지은. /사진=프로당구협회(PBA) 제공
'쉬헐크' 강지은(SK렌터카)이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우승을 기뻐했다.
강지은은 지난 6일 경기 고양킨텍스 PBA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8차 투어 하림 PBA-LPBA 챔피언십 LPBA 결승에서 김민아(NH농협카드)를 꺾고 4년14일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마지막 7세트 8-8 동점 상황에선 키스가 득점으로 연결되는 행운을 맞기도 했다.

강지은은 우승 소감을 묻자 "너무 기쁘긴 한데"라고 말을 흐렸다. 이어 "진짜 이 그림을 원한 건 아니었다. 몇 년 만에 결승이라 경기 전부터 우승 이야기만 하면 눈물이 그렁그렁했는데 (행운의 득점으로 우승해서) 눈물이 쏙 들어갔다"고 웃었다.


강지은은 초반 1~3세트를 연속으로 따내며 손쉽게 우승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4~6세트를 내리 패하며 위기에 몰렸다. 원인을 묻자 "아무래도 실수한 공에 여운이 많이 남았던 것 같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니까 팔이 잠기는 느낌이었다"라며 "세트스코어 3-2가 됐을 때 '아 7세트까지 가겠구나'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풀세트까지 갔다"고 웃었다.
SK렌터카 강지은이 멋쩍은 우승 소감과 포부를 전했다. 사진은 지난 6일 경기 고양킨텍스 PBA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8차 투어 하림 PBA-LPBA 챔피언십 LPBA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한 강지은. /사진=프로당구협회(PBA) 제공
7세트 돌입 후 심경을 묻자 "팔이 끝까지 안 풀려서 질 줄 알았다. 자신은 있었지만 김민아 선수가 4세트부터 컨디션을 회복해서 마무리까지 이어갈 줄 알았다"고 답했다. 마지막 행운의 득점이 터진 순간에 대해선 "하필 우승이 결정되는 마지막 득점이라서 미안했다. 그래도 승부는 승부인 만큼 기분 좋게 생각하려 한다"고 기뻐했다.
경기 후 김민아와 나눈 대화도 공개했다. 강지은은 "끝나고 뒤에서 김민아 선수가 '이건 아니지. 미안하다고 얘기해라'라고 하더라. 그래서 사과했다"고 웃었다. 앞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김민아가 '밥을 얻어먹겠다'라고 했다고 전하자 "세상에 4년 만에 우승했는데. 한번은 살 의향이 있다"라며 "김민아 선수가 언니니까 사야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강지은은 최근 4년 동안 팀리그에선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개인전에선 아쉬웠다. 이에 대해 "(직전 개인전 우승이) 기억이 안 날만치 오래됐다. 내가 생각보다 멘탈이 약했고 개인전에 더 그랬다"라며 "팀리그는 뒤에서 닦달하는 사람이 있어 정신을 놓을 수가 없는데 개인전은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별명인 '쉬헐크'에 대해선 "예쁘장한 별명 바라지도 않는다. 같은 팀인 '헐크' 강동궁 선수랑 묶여 가는 것 같아서 저는 좋다"라고 답했다. 이어 SK렌터카 팀원들에 대해선 "강동궁 선수를 포함한 남자 선수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는다. 조금씩 내가 완성되는 느낌"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번 대회를 총평하며 "약간 터닝 포인트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이제 혈을 뚫었으니까 개인전 랭킹 5위, 선두권에 계속 있고 싶다"고 답했다.
김민아가 아쉬운 준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은 지난 6일 경기 고양킨텍스 PBA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8차 투어 하림 PBA-LPBA 챔피언십 LPBA 결승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김민아(왼쪽)와 우승자 강지은. /사진=프로당구협회(PBA) 제공
아쉬운 준우승에 그친 김민아는 "우승한지 두 달도 채 안 된 것 같은데 빠르게 결승에 오게 돼 기뻤다"라며 "친한 선수와 결승을 치르게 된 것 같아 기뻤지만 집중이 잘 안됐다. 그래도 풀세트까지 가서 재밌는 경기 보여드린 것 같다"고 웃었다.
4~6세트를 내리 따낸 비결을 묻자 "한 세트만 따면 추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강지은 선수가 압박을 느꼈을 것이다"라며 "앞서 나간 상황에서 뒷사람이 쫓아오면 되게 무섭다. 그런 부분을 상상해보니 따라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던 것 같다"고 답했다.

패배 직후 기분을 묻자 "마지막 공격에서 수비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행운의 득점이 나오니까 얼굴이 뜨거워지더라"라며 "그래도 축해줘야된다는 생각에 박수를 쳐줬다"라고 아쉬운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