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모터스의 명가 재건을 이끈 거스 포옛 감독이 팀을 떠난다. 사진은 지난 6일 코리아컵 우승에 성공한 포옛 감독의 모습. /사진=뉴시스
전북 현대모터스의 K리그, 코리아컵 우승을 이끈 거스 포옛 감독이 1년 만에 팀을 떠난다.
전북은 지난 8일 "포옛 감독이 짧지만 강력했던 한 시즌을 마치고 지휘봉을 내려놓는다"고 발표했다. 전북은 다음시즌 계획, 타노스 코치의 명예 회복을 위한 노력을 약속하며 사임을 만류했지만 포옛 감독은 끝내 사임하겠다는 뜻을 구단에 전했다.

지난해 12월 전북 사령탑에 부임한 포옛 감독은 2024시즌 리그 10위 전북을 1년 만에 리그 1위로 만들었다. 전북은 올시즌 22경기 무패라는 대기록과 함께 4년 만에 K리그1 우승 트로피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6일 열린 코라인컵 결승에선 광주FC를 누르고 더블을 차지했다.
거스 포옛 전북현대모터스 감독이 인종차별 의혹으로 징계를 받은 타노스 코치의 사임을 이유로 팀을 떠났다. 사진은 지난 6일 코리아컵 우승에 성공한 전북 선수단이 타노스 코치를 헹가래치는 모습. /사진=뉴스1
사퇴의 주된 이유는 타노스 코치의 징계다. 타노스 코치는 지난달 8일 대전 하나시티즌과의 경기 중 김우성 심판에게 항의하며 두 눈에 양 검지 손가락을 가져가는 제스처를 취해 인종차별 의혹에 휩싸였다. 결국 출장 정지 5경기 및 제재금 2000만원이라는 중징계를 받았고 시즌 후 사임할 것을 발표했다.
구단과 선수들은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며 타노스 코치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님을 강력하게 어필했다. 코리아컵 우승 직후엔 감독 대행으로 경기에 나선 타노스 코치를 헹가래 치며 지지를 표했다.


전북은 "포옛 감독은 전술, 훈련 등 팀 운영의 핵심 역할을 맡았던 타노스 코치의 사임으로 심리적 위축과 부담을 느꼈다"며 "사단 체제로 지도 시스템을 구축해온 포옛 감독은 조직의 균열로 인한 지도력의 안정성 저하 등을 우려해 고심 끝에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거스 포옛 전북현대모터스 감독이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남겼다. 사진은 지난 6일 코리아컵 우승 직후 팬들에게 인사하는 포옛 감독. /사진=뉴스1
포옛 감독은 "애석한 마음으로 팀을 떠나게 됐다. 팬들에게 정말 감사했고 제대로 된 인사를 하지 못하고 떠나 죄송하고 안타깝다"며 "팬들과 함께했던 1년은 나의 축구 지도자 인생에서 잊지 못할 역사적인 시간이었다. 우리 팬들이 보여준 열정과 팀에 대한 애정은 내 기억뿐만 아니라 가슴에 진하게 남을 것"이라고 작별 인사를 남겼다. 이어 "다시 한국에 웃으며 돌아올 수 있는 날을 꿈꾸며 나의 팀 전북을 멀리서나마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명가 재건을 단 1년 만에 마친 포옛 감독은 인종차별 의혹 속에 아쉬운 이별을 택했다. 전북은 팀의 운영 철학과 시스템에 적합한 후임 감독을 조속한 시일 내에 선임해 2026시즌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