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꼭지 한번 틀고 쓰레기 한번 버릴 때에도 '돈 걱정'이 앞선다. 최근 공공요금을 비롯한 생활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탓이다. 그렇다고 자린고비처럼 무조건 아낄 수도 없는 법. 똑똑하게 아끼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이들을 위해 등장한 '초절약'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11번가에 따르면 지난해 7월(1~23일) 대비 올해 같은 기간에 절전관련 상품과 절수관련 상품 매출은 각각 60%, 4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나가는 생활비의 '빈틈'을 막아주는 아이디어 상품을 모아봤다.

◆수압 높여주고 대기전력 차단하고


아무리 '짠돌이'라도 물이나 전기를 안 쓰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나 여름철에는 물 쓸 일도 많고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틀 일도 많다. 절전·절수를 위해 무작정 불편을 감내하는 것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절전·절수용품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괴물 샤워기'다. 오픈마켓 11번가에서 자사 MD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제불황 초절약 아이디어 상품' 중 1위(22.4%)를 차지한 이 제품은 평소 물 사용량이 많은 이에게 유용하다.

264개의 미세한 구멍이 적은 양의 물을 강력한 수압으로 시원하게 뿜어준다. 이로 인해 최대 60%의 절수효과를 나타낸다고 한다. 11번가 관계자는 "괴물샤워기는 수압을 2배로 올려주고 물 사용량은 반으로 줄여준다"면서 "물 사용량이 급증하는 무더운 여름에 간단한 설치로 수도세를 절약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인터파크의 '소프트샤워절수기'도 물줄기를 모아주는 미세홀 방식으로 절수효과를 인정받으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전기사용량이 부쩍 높아지는 여름, 콘센트에 예약기능을 설치해 낭비되는 대기전력을 100% 차단해주는 '타이머콘센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제품은 외출 시 원하는 시간을 맞춰놓으면 해당 시간에 전원을 자동으로 차단시켜 불필요한 전기 소모를 막아준다. 11번가와 인터파크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여름철 에어컨과 선풍기뿐 아니라 겨울에는 전기난로와 장판 등에 연결해 사용하면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 플러그를 그대로 꽂아뒀을 때 소비전력의 11%가 대기전력으로 사라진다. 대기전력만 차단해도 한 가정에서 연간 4만5000원가량의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

콘센트에 꼽아 전력사용량을 측정해주는 기기도 있다. 11번가에서 판매 중인 '파워매니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전자제품의 소비전력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기사용량을 돈으로 환산해 보여주기 때문에 전기사용량을 조절하는데 도움을 준다. 원하는 시간에 맞춰 대기전력을 차단하는 기능도 포함돼 있다.

G마켓에서 판매 중인 '썬쿡 터보파워 가스 절약기'는 가스비를 절약하는데 도움을 주는 제품이다. 가스레인지에서 사용하면 대기로 방출되는 열을 막아 30% 이상 가스를 절약할 수 있다. 높낮이 조절 나사로 모든 가스레인지에서 사용이 가능하며 가격도 저렴해 인기가 높다.
 

가전제품마다 에너지등급이 표시되어 있다. 효율이 좋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생활 속 낭비를 줄여준다.
 
◆생활 속 낭비 줄여주는 제품

전기량 소모가 많은 에어컨을 대신할 만한 '물풍기'나 '쿨 매트'와 같은 아이디어 제품도 인기다. 전기사용을 자제하는 것은 물론 더위 극복에도 효과만점이다.

11번가가 대표적인 아이디어제품으로 꼽은 '쿨 매트'는 열대야로 잠을 이루기 힘들 때 바닥이나 침대에 깔아 쓸 수 있어 최근 인기가 높다. 냉각 젤 소재를 넣은 소프트 쿠션 매트로, 이불시트 위에 올려두면 서서히 차가워진다. 사용자의 체온을 흡수해 체감 온도를 2~3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창문에 간단히 붙이는 열 차단용 '윈도우 필름'도 한여름 실내 온도를 낮추고 냉방비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열을 발생시키는 적외선을 대부분 차단해 여름철 실내온도를 낮춰준다. 유해 자외선도 99.9% 차단한다. 피부 보호는 물론 고급가구, 벽지의 변색을 막는다. 겨울에는 실내열을 재방사해 난방열 손실을 최소화한다.

옥션에서 판매하고 있는 '물풍기'도 인기 상종가다. 에어컨 대비 30분의 1 수준인 100W 미만의 전력으로 사용 가능하다. 물탱크에 물을 넣어주면 일반 선풍기보다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다.

여름철이면 유독 자주 문을 열게 되는 냉장고에 사용하는 '냉장고 커튼'도 주부들이 많이 찾는 초절약 상품 중 하나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했을 때 하루 평균 냉장고 개폐 횟수는 대략 30번. 냉장고에 커튼을 쳐 두면 수시로 냉장고 문을 여닫을 때 빠져나가는 냉기를 잡아줘 전기료를 아낄 수 있다. 옥션과 11번가 등에서 판매 중이다. 옥션 관계자는 "부드러운 반투명 소재로 내용물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며 "쉽게 자르고 붙일 수 있어 주부들이 많이 구매한다"고 전했다. 


남편의 월급만 빼고 다오르는 세상이다. 공공요금 인상안이 발표된 뒤 가장들의 한숨 소리는 깊어간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처럼 작은 살림도 알뜰살뜰 모으면 큰 절약이 된다. 먹다 남은 음식물을 버리지 않고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도 있다.

G마켓에서 판매 중인 '이케아 봉지클립'은 과자 등 음식물 봉지를 밀봉해서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다. 다양한 컬러와 다양한 크기로 제품에 맞춰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실리콘 알뜰 주걱'은 탄력있는 실리콘으로 제작돼 잼, 이유식 등을 남김없이 싹싹 긁을 수 있다. 높은 온도에서도 변형 없이 사용 가능하며 헤드 부분이 분리돼 위생적이다.

11번가에서는 '병 밀폐마개'가 인기다. 맥주나 와인, 주스 등 병에 든 음료를 마시다가 남았을 때 보관할 수 있도록 고안된 제품. 실리콘 재질로 만들어져 병마개보다 밀봉효과가 크다. 한번 개봉한 오래된 탄산음료도 김이 거의 빠지지 않는다.

이밖에도 옥션에서는 쓰다 남은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 있는 1만원 미만의 '건전지수명확인기'를 판매하고 있다. 

쓰레기봉투 사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눈물겹다. 옥션, 11번가 등에서 판매 중인 '압축휴지통'은 최근 알뜰 살림꾼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이 제품은 종량제 쓰레기봉투값을 아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쓰레기 부피를 최대 3배 이상 압축해서 버릴 수 있다. 압축봉을 활용해 쓰레기를 누르기 때문에 위생적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