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한지 7년이 지나도록 저비용항공사(LCC)가 여전히 '무늬만 저가'라는 오명을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 대형항공사(FSC) 대비 국내노선 운임 차가 크지 않은 까닭은 무엇일까. 국제선의 경우 외국 저비용항공사보다 오히려 운임이 높게 책정되는 경우도 있어 이용객들의 발길을 머뭇거리게 하고 있다.
◆김포-제주, FSC와 운임차 1만원대
항공사 운임비교 사이트 '웹투어'에 따르면 지난 5월31일(금), 6월1일(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김포-제주 노선 운임은 10만7000원(공항이용료 및 유류할증료 제외)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 등은 9만3000원으로 대형항공사의 운임과 1만4000원의 차이를 보였다. 같은 날 이스타항공 운임은 9만2600원이었다.
저비용항공사의 김포-제주 노선 운임은 2006년 첫 운항 당시보다 크게 올랐다. 2006년 5만9100원(주말요금)이었던 해당 노선의 운임은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의 경우 당시보다 3만3900원 인상됐다.
저비용항공사들의 운임인상은 그동안 물가 및 유가 상승으로 인해 불가피했던 측면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2006년 대형항공사의 김포-제주 노선 운임이 8만4400원이었고 현재 2만2600원 올라 인상폭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인을 단순히 물가와 유가 상승에서만 찾는 것은 무리가 있다. FSC가 7년새 운임을 26.8% 올리는 동안 LCC는 57.4%로 인상폭을 배 이상 키웠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용객 중에는 저비용항공사와 대형항공사의 운임차를 두고 "1만원대 차이라면 오히려 서비스가 훨씬 뛰어난 대형항공사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저비용항공사 운임은 날짜 변동에 따라 변하기도 하고 주중에는 프로모션을 크게 적용하기 때문에 1만원대부터 서울-제주 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국제노선, 외국항공사보다 비싸
일부 저비용항공사들의 국제노선 운임은 외국항공사들을 넘어서는 양상을 보인다.
에어부산의 부산-세부 노선 운임은 지난 6월1일(토) 38만원(TAX 및 유류할증료 제외)으로 필리핀 저비용항공사인 세부퍼시픽항공(22만9000원)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인천-세부 노선에 있어서도 제주항공은 36만원인 반면 세부퍼시픽항공은 25만9000원으로 낮은 운임을 책정했다.
인천-방콕 노선 운임은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각각 36만원과 40만원이었다. 그러나 에어아시아는 30만4105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에어아시아의 인천-푸켓 노선은 42만4105원이었다. 반면 이스타항공은 이보다 높은 45만원에 운항했다.
이처럼 국내항공사가 해외항공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운임으로 운항한 것에 대해 국내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해당 운임에 기내식과 탑승수속 시 수화물 20kg까지 무료로 제공하는 등의 서비스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운임만으로 외국 저비용항공사와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은 국외항공사에 비해 경쟁력에서 밀리는 데다 비즈니스상 부딪히는 상황들이 너무 많다"며 "저비용항공사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구체화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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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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