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국내경제가 저성장 추세에 빠지면서 너도나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경제가 어려운 만큼 가계도 주머니를 닫고 있다.

이처럼 가계가 어려워지면 해외여행객도 감소할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경제불황 속에서도 해외여행자 수는 오히려 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해외출국객은 연초 이후 5월까지 전년 동기대비 9.5% 증가하면서 지난해 연간 성장률 8.2%를 뛰어넘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4~5월이 속해있는 2분기는 본래 비수기이고 특히 5월에는 중국 조류독감과 관련한 부정적 이벤트의 영향도 있었음을 감안하면 출국시장의 성장 추세는 기대 이상으로 강하고 견조하다.


함승희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저가항공사가 증가하면서 이용가능한 여행상품이 늘어나고 구조적인 단가하락과 휴일사용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변화, 활용 가능한 징검다리 휴일수 증가 등의 요인이 단거리 중심의 여행시장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비수기를 지나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여행주들이 다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올해 추석은 이용하기에 따라 최장 9일까지도 쉴 수 있어 3분기는 여행주에 대한 관심을 높일 만한 시기다.

기대되는 출국자수 증가추세

우리나라 여행업은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업종 중 하나다. 1998년 해외여행이 자유화된 이후 해외여행자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성숙기에 접어들지는 못하고 있다. 오히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체에 빠진 상태다. 지난해 우리나라 총 인구수 대비 출국자수의 비율은 27.5%로 금융위기 이전까지 사상 최대의 출국자수를 기록했던 2007년 27.4%와 큰 차이가 없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3명도 채 안되는 이들만 해외여행을 떠난다는 얘기다. OECD 주요국가 평균이 64%인 점을 감안하면 성장성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2008~2009년)와 신종인플루엔자A 확산(2009년) 등으로 인해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급감한 점도 있다. 그 대기수요자들이 2011년부터 비로소 해외에 나가면서 2007년 수준까지 회복된 것이다.

그러나 향후 해외여행자 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가활동에 대한 인식이 변화한 데다 저비용항공사의 등장과 개별자유여행 등을 활용한 여행상품이 많아지면서 경비부담을 줄일 수 있는 등 해외여행에 대한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어서다.

최종경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1분기 출국자 수를 보면 올해 해외여행을 떠나는 출국자수가 더 증가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신호가 보인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여행업 성수기는 분기 계절성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출국자 수가 많은 시기는 직장인들의 휴가와 학생들의 여름방학이 있는 7~8월, 추석연휴가 있는 9월, 설연휴가 있는 2월, 그리고 겨울방학 시기다. 즉 3분기가 가장 성수기이고, 그 뒤를 이어 1분기, 4분기, 2분기 순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올해 1분기 내국인 출국자 수가 지난해 3분기 출국자수를 이미 추월한 것.

최종경 애널리스트는 "이는 과거 15% 전후의 성장을 보인던 2000년대 중반과 대기수요가 몰렸던 2010년에 나타났던 현상"이라며 "올해 긍정적인 시장 성장에 대한 매우 훌륭한 출발신호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긴 추석연휴, 매출·수익성 동반 개선 전망

현재 시점에서 여행주의 가장 큰 투자 매력 포인트는 9월 추석연휴다. 올해 추석은 9월19일로 목요일이다. 앞뒤(수·금요일) 추석연휴가 끝나면 바로 토·일요일이다. 이것만으로도 5일을 쉬게 되고, 추석연휴 전인 월·화요일을 휴가로 사용한다면 그전 주말까지 포함해 9일까지 쉴 수 있다. 이에 따라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벌써부터 급증하고 있다.

최종경 애널리스트는 "긴 연휴는 여행사 입장에서 가장 효율적인 고수익이 보장되는 동남아(남태평양) 여행상품 판매의 최적의 환경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7월1일 현재 하나투어의 9월 상품에 대한 예약 증가율은 140.8%이고 7월5일 기준 모두투어의 9월 상품 예약 증가율은 96.0%다. 특히 현재까지 9월 예약률 성장의 대부분이 남태평양, 유럽 등 장거리노선(고마진) 위주라는 점은 3분기 최대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선애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추석은 5일에서 최대 9일 이상의 연휴로 이어지기 때문에 수요가 진작될 뿐 아니라 장거리 여행 상품 비중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여행업종의) 매출 상승과 함께 수익성 개선이 동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추석연휴뿐 아니라 남아있는 올해와 내년 달력도 여행사의 미소를 띠게 한다. 토·일요일과 겹치는 공휴일이 3일에 불과하고, 공휴일이 화·목요일 또는 월·금요일과 겹치는 날이 많아 3~4일간 연휴가 가능한 징검다리 연휴가 많아서다. 이러한 휴일 달력 효과는 5일 연휴의 설날이 있는 2015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하나투어·모두투어, 3분기 사상최고실적 전망

증권가는 여행업계 1·2위를 달리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시장점유율이 확대되고 실적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요구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풍부한 항공좌석 확보, 전세계 호텔·식당 등 우수고객사를 선점하면서 중위권 업체들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양사 모두 사상 최고치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올해 양사의 점유율 합이 3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며, 장기적으로는 50%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면서 "양강구도를 굳히고 있는 두 회사의 경우 최대 분기실적을 시현할 것으로 예상되는 3분기에 역대 최고주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