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지난 3일 STX조선해양 채권단으로부터 대표이사 회장과 이사회 의장직 사임을 요청받자 경영권 유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STX그룹에 따르면 강 회장은 4일 오전 9시경 서울 남대문로 STX 본사 회장실로 출근해 평소처럼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STX그룹은 강 회장에 대한 사임 요청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STX그룹은 지난 3일 보도자료를 통해 “STX조선해양 채권단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강 회장의 대표이사 회장 및 이사회 의장의 사임을 요청한 것은 채권단 자율협약 취지에 어긋나는 월권행위”라고 밝혔다.

특히 STX그룹은 “채권단이 기존 경영진과의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자율협약 체결시 관례로 제출한 불평등 확약서를 바탕으로 사임을 압박하는 것은 자율협약 체결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이 지난 4월 자율협약 추진 과정에서 채권단에 제출한 확약서용에는 “지금까지의 경영결과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향후 경영진 재편 등 경영권 행사와 관련한 채권단의 결정사항에 대해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신규 경영진 구성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산은은 오는 9일 열리는 이사회를 거쳐 27일 임시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새로운 경영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산은 관계자는 “STX의 반발이 심하더라도 이미 발표까지 이뤄진 상황에서 번복할 이유는 없다”며 “STX조선해양의 원활한 경영정상화 추진을 위해 필요한 새로운 경영체제 구축과 복합적인 문제가 작용해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STX 관계자는 “강 회장이 일궈낸 경영성과가 전면 부정돼서는 안 되며 앞으로도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 회장은 그동안 STX팬오션 인수 및 인사 문제를 포함한 전반적인 계열사 구조조정 방안 등을 놓고 채권단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