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에는 부동산시장이 기나긴 동면을 끝내고 활기찬 움직임을 보일 수 있을까. 아직 이르다는 전망 속에서도 희망은 여전하다. 국회가 취득세율 인하, 리모델링 활성화법안 등 부동산 관련 법안을 뒤늦게 몰아치기로 처리하면서 정부의 주택시장 활성화 대책 지원에 나섰기 때문이다.

정부는 4·1 부동산대책을 통해 연내 주택을 구입할 경우 양도소득세 5년간 한시감면, 생애최초주택자 취득세 면제 등의 대책을 내놓은 데 이어 8·28 부동산대책 때는 공유형모기지를 도입했다. 주택시장에 온기를 불어 넣기 위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다 꺼낸 셈이다.


이와 같은 정부 정책이 효과를 보이고 시장이 반응한다면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다. 꽁꽁 얼어붙은 거래가 살아날 경우 추락했던 집값도 바닥을 칠 수 있다. 이런 긍정적인 전망이 가능한 까닭에 올해 분양시장으로 시선이 쏠린다. 분양가는 떨어졌고 경쟁도 치열하지 않다. 어쩌면 분양 받은 주택이 행운이 될 수도 있다.

▲서울 독산동 롯데캐슬 조감도(자료제공=롯데건설)

◆ 올해 17만2530가구 공급…1월 4600가구 쏟아져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2014년에는 전국에서 아파트 17만253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2013년까지 한시 적용된 양도소득세 감면혜택 등을 받기 위해 건설사들이 연말 공격적인 '밀어내기' 분양에 나선 탓에 전국 공급물량은 12%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동산업계는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본격 시행되는 올해에는 어느 정도 훈풍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새해 시작부터 4600여가구가 분양에 나선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1.4배 늘어난 수치다. 올 1월 전국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7곳, 4619가구(주상복합 포함)다. 분양 비수기에 아파트 공급이 많은 것은 연내 공급예정 물량의 분양시기가 늦춰졌기 때문이다. 1월 물량으로는 광교신도시와 김포한강신도시 등에서 1만5000가구가 분양됐던 2010년 1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많다.


수도권에서는 2414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서울 독산동 옛 육군 도하부대 부지에 들어설 '롯데캐슬 골드파크'를 분양한다. 1743가구(전용 59~101㎡)로 장기 전세를 제외한 1562가구가 일반 분양분이다. 도하부대 부지는 주거시설, 호텔, 마트, 초등학교, 경찰서 등이 들어서는 복합단지로 개발된다.

포스코건설은 경기 하남시 덕풍동 일대에 '더샵 센트럴뷰'를 선보인다. 672가구(전용 84㎡) 중 482가구가 일반 분양분이다. 2018년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노선이 인근에 개통된다. 일신건영은 경기 양평읍 양근리 일대에서 '양평2차 휴먼빌' 분양을 앞두고 있다.

지방 광역시에서는 1780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협성건설은 대구 월성동에 '월성 협성휴포레'를 공급한다. 대구지하철 1호선 월배역과 상인역을 이용할 수 있다. 월배로, 앞산순환로 등을 통해 차량으로 이동하기도 좋다. 한국건설은 광주 매월동에서 '한국아델리움 로제비앙'을 분양한다. 광주제2순환로 진입이 쉽고 원광대 광주한방병원, 광주월드컵경기장, 풍암생활체육공원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울산 신정동에선 협성건설이 주상복합아파트 '협성휴포레'를 내놓는다.
 
◆ 서울 5가구 중 1가구가 재개발·재건축

올해 서울에서 공급 예정인 주택은 모두 1만6715가구다. 이 가운데 78.8%인 1만3168가구가 재개발·재건축 단지 물량이다. 대표적인 재개발지역은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1-3구역과 영등포 신길뉴타운 7구역 등이다.

재건축은 강남권에서 일반분양 물량이 쏟아진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시영,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 등 매머드급 단지를 비롯해 역삼동 개나리6차 아파트(역삼자이)와 논현동 경복아파트(논현경복e편한세상) 등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데뷔한다. 이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내년 10월 분양 예정인 가락시영이다. 전체 9510가구 가운데 일반분양 추정 물량은 1500여가구로 서울 동남권 랜드마크 주거단지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 수원·평택·수도권 택지 알짜물량 풍성

수도권 택지지구에서 알짜 물량이 분양된다. 올해 경기지역에서 공급되는 물량 총 4만8369가구 가운데 절반 가까이(48%)를 신도시·택지지구가 차지한다. 택지지구는 지구 지정단계부터 인구, 도로, 녹지시설 등이 철저하게 계획돼 개발이 진행된다. 양주시 옥정지구, 수원시 권선지구와 호매실지구 등에서 각각 1000가구 넘는 매머드급 단지가 분양 채비에 들어간다.

수원과 평택에 신규 분양이 몰려 있는 것도 특징이다. 수원에서는 오목천동과 권선동 등에서 6522가구가 분양된다. 평택 역시 상반기 칠원동 등에서 6302가구가 대기 중이다. 반면 올해 청약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위례신도시와 동탄2신도시는 내년 신규 분양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 세종시 7개 단지에 1만390가구 공급

세종시에서는 올해 7개 단지 1만390가구가 공급된다. 세종시 핵심 주거지역으로 꼽히는 2-2생활권에서 새 아파트가 총 7559가구 쏟아진다. 2-2생활권은 첫마을 아파트, 중심상업지구, 문화국제교류지구 등과 붙어 있다.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된 만큼 창의적인 주거단지로 조성될 전망이다. 올해엔 대형건설사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분양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 공공기관 이주 대구·나주 혁신도시 주목

지난에는 혁신도시 조성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지역의 아파트가 잘 팔리고 집값도 오름세를 보였다. 따라서 올해에도 공공기관이 이주하는 지방 혁신도시를 주목할 만하다. 올해에는 대구(624가구)와 전남 나주(5669가구) 혁신도시에서 8개 단지 6293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예년에 비해 신규 분양은 다소 줄었지만 공공기관 근무자라는 탄탄한 수요층이 있어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