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미스트 등 무점포 창업, 영업시간 긴 업종 인기

불황기 창업 전략으로 다양한 노하우가 제시되기도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략이라고까지 말할 수 없는 단순히 ‘열심히 하는 것’을 꼽기도 한다. 
머리가 좋은 학생보다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이 공부를 더 잘 한다는 평범한 진리가 말해주듯, 창업시장도 일단 열심히만 하면 생존은 가능하다는 것이 이들의 조언이다.

◇ 트렌드에 맞는 향기사업인데다 1천만원으로 가능한 에코미스트, 
여성에게 더욱 적합 
불황에 눈여겨봐야 할 업종 중 하나는 무점포 창업 아이템. 땀을 더 많이 흘려야 하지만,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고 영업력만 있으면 어느 정도 성과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주부 등 여성창업자들이 선호하는 업종이 인기다. 경기 고양시를 영업지역으로 프리미엄 향기 마케팅 및 실내환경 개선 사업인 ‘에코미스트’(www.ecomist.co.kr) 일산점을 운영하는 김정순 사장(47·사진)은 오전에는 영업 및 거래처 관리 일을 하고, 오후에는 피아노 레슨을 하고 가사일과 아이들도 돌보는 수퍼우먼이다. 
▲ 김정순 사장 (제공=에코미스트)

빠듯한 일상 같지만 그래도 여유시간이 남는다고 한다.
“1천만원 소자본에 창업 할 수 있고 시간적 구애도 별로 받지 않고, 아이템도 향기 사업이라 여성창업 아이템으로 딱 좋은 것 같아요. 이 사업을 3-4년 정도 빨리 알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입니다.”

김정순 사장은 이 사업을 하기 전 피아노 레슨을 했었다. 영업에도 사업에도 문외한이었는데 지금은 거래처 300여 개, 연 매출 7,000만원을 올리는 사장으로 변신했다. 

“일명 빌딩타기 영업방법으로 시작했죠. 집 주변부터 일반상가 위주로 방문했어요. 카다로그와 방향제, 항균제 캔 몇 개만 들고 들어가서 설명을 했죠. 하다 보니 전략도 생기더라고요. 오픈을 앞두고 있는 업소 위주로 찾아가서 이미지 개선 및 매출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하니 다들 좋아하시더라고요. 제품의 질도 좋아 어떤 고객님은 저희 제품을 쓰면서 아이의 아토피가 나았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순간이 가장 이 사업을 하면서 보람된 일이죠.”

에코미스트 천연향기제품은 화학성 방향제와는 달리 부작용과 독성 없이 방향, 항균, 방충기능을 통해 쾌적한 실내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장점이다. 봄철 황사와 더불어 중국발 미세먼지가 일상화되면서 최근 큰 관심을 불러오고 있다. 

특히 작년 9월에는 중견 자동차용품 기업 (주)불스원과 합병 후, 적극적인 R&D 투자를 통해 신제품 개발 및 가맹점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불황기 소자본 가맹점 창업 아이템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백일상 대여 전문업체 ‘디앤스토리’도 주부 창업아이템으로 적합하다. 자녀의 백일잔치, 돌잔치, 생일잔치 등에 필요한 각종 파티용 소품을 반제품 형태로 판매하는 사업이다. 이미 디자인이 되어 있는 종이, 리본, 액세서리 등을 제작설명서와 함께 제공, 고객이 쉽게 만들어 차려줄 수 있게 해준다. 

기존 완제품 대여업체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기저귀케이크, 과자선물세트 등 만든 물품을 고객이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실용적이라 불황에 인기다. 제품 생산에 많은 노동력이 투입되지 않아 주부가 육아와 병행하며 운영할 수 있고, 주문을 받아 고객에게 직접 배송해 주기 때문에 별도의 매장이 없어도 운영할 수 있다.

◇ 영업시간 긴 업종 선택해 대박
공부 잘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간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듯이 창업도 영업시간이 긴 업종이 불황에 강하다. 저녁 일찍 시작해서 새벽까지 영업하거나 심지어 24시간 영업으로 매출을 올리는 점포도 있다. 

강원도 원주시 단구동에서 오징어 포차 ‘오징어와 친구들’을 운영하는 박민선씨(남·29)는 주변 점포들이 모두 문을 닫는 새벽에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려 불황을 극복하고 있다. 박씨는 오후 5시에 자신의 점포에 나와 장사 준비를 하고 6시부터 장사를 시작해 새벽 5시까지 점포를 운영한다. 

주변에 실내포차는 많이 있지만 오징어 포차는 박씨 점포가 유일하다. 그래서 그는 가장 오래 장사를 하면서 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동네 작은 먹자골목에 위치해 있는 56m²(약 17평) 규모의 박씨 점포는 단골 고객이 많이 늘어 일평균 매출이 80~100만 원 선, 월평균 순이익은 800~900만 원 선이다. 창업비용은 총 5000만 원.

24시간 영업으로 불황을 극복하는 사례도 있다. 서울 구로동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부근에서 165m²(약 50평) 규모의 순대요리전문점 ‘강창구찹쌀진순대’를 운영하는 강진구씨(45)는 24시간 영업시스템으로 대박을 터트리고 있다. 

강씨는 IT 기업체에 오랫동안 근무하다가 2009년 초 퇴직하고, 창업을 위해 프랑스로 유학을 가 1년간 파티쉐와 바리스타 공부까지 했다. 

자격증도 취득하고 자신감에 가득 차 귀국했지만 시장을 조사해보니 그리 만만치가 않았다. 빵집이나 커피전문점으로는 생산성이 없다고 판단한 그는 밤낮으로 꾸준히 고객이 찾는 순대요리 전문점으로 결정했다. 

1만원이면 순댓국 한 그릇과 소주 한 병 할 수 있어 불황에 강한 대중 음식인데다, 일반적인 업종과 달리 겨울철 매출도 떨어지지 않는 1년 내내 매출이 꾸준한 음식이라는 점도 고려했다. 

강씨는 “무엇보다 직원들이 24시간 근무하는 운영시스템을 잘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월평균 매출 7,000만원에 월평균 순이익 1,800만원을 올린다고.

◇ 성공전략 및 주의점
무점포 창업은 열심히 일하는 것이 필요조건이라면, 창조적으로 차별화 전략을 추구해야 하는 것은 충분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열심히만 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기술적 노하우나 차별화된 영업 전략을 부가할 수 없는지 연구해야 한다. 

용역 편의를 제공하는 아이템이 많은 만큼, 고객 만족도를 높여 재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성공 포인트다. 적극적으로 영업 활동을 펼치고 철저한 서비스를 제공해 입소문이 나게 해야 한다. 

혼자 운영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철저한 자기관리도 필요하다. 자칫 나태해질 위험성이 있으므로, 운영 계획서 및 업무 시간표를 작성하고 가급적 그대로 실천하는 것이 좋다.

영업시간이 긴 업종은 새벽 손님의 소비성향에 맞는 메뉴를 선택해야 한다. 해장 메뉴와 포차 메뉴 그리고 간단한 요기 거리 위주의 메뉴가 좋다. 

주변에 경쟁 점포가 많으면 고객이 분산되어 근무시간에 비례하는 매출을 올리기 힘들어 인건비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24시간 운영 점포는 24시간 고객이 들어오는 상권이나 새벽에 퇴근하는 동선에 위치하는 것이 좋다. 

점포 운영 마감 시간을 잘 준수해야 한다. 가능한 규칙적인 업무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고, 적절한 휴식으로 체력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