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쿠시몽>


▲ 제공=월간 외식경영

경기도 분당의 <쿠시몽>은 ‘야키니쿠 이자카야’를 표방한다. 보통 이자카야에서는 생선회(사시미)나 해산물이 꼬치류나 구이와 더불어 주력 메뉴군에 들어간다. 그런데 <쿠시몽>은 회나 해물 요리가 없다.


그 대신 야키니쿠를 전면에 배치했다. 아예 상호에도 ‘야키니쿠 이자카야’라고 박아놓았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 메뉴에 생선회나 해물 없고 고급 한우 전면 배치

출입하는 고객의 취향도 변하고 점포의 콘셉트도 바뀌게 마련이다. 차츰 생선이나 해물의 수水를 배제하고 화火위주의 야키니쿠를 강화하다보니, 4년이 지난 지금은 고기류가 메뉴의 중심부를 점령했다.


그런데 <쿠시몽>의 야키니쿠는 우리가 흔히 아는 야키니쿠와는 좀 다르다. 고기를 얇게 썰어 즉석에서 양념한 뒤 불에 구워 소스에 찍어먹는 일반적인 야키니쿠가 아니다. 야키니쿠 메뉴 항목을 보았다.


생등심(150g 3만3000원), 차돌(150g 2만2500원), 등심, 안심, 갈비살, 차돌로 구성한 모듬(500g 8만8000원)을 비롯해 특수부위까지 모두 갖췄다. 마치 한우 전문점 메뉴판을 닮았다.


자세히 보니 이 집에선 한우 1++등급 등 고급육만 쓴다. 그러니 이런 저런 양념이나 소스를 그 아까운 고급육에 발라구울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 일품요리도 수두룩, 좋은 사람과의 편안한 자리로 딱!
참숯과 구리 석쇠를 갖춰 직화로 구운 생등심은 최고의 육질이다. 아닌 게 아니라 소금만 찍어 먹고 싶어진다. 그래도 명색이 야키니쿠다. 원하는 손님은 기호대로 찍어먹으라고 타래소스와 소금, 두 가지를 준비했다.


▲ 제공=월간 외식경영
소고기타다키(1만8000원)를 비롯한 각종 구이와 튀김 일품요리들이 다양하다. 여기에 염통 등 30가지가 넘는 꼬치구이 메뉴를 구비한 것을 보면 단순한 고깃집이 아니라 이 집이 이자카야임을 절감케 한다.


양 대창 등 내장 구이도 있다. 우선 고기구이 메뉴 즉, 야키니쿠에 정종을 곁들인 뒤 꼬치나 일품 메뉴 순으로 즐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식사를 거른 채 1차로 들어왔다면 공기밥(1000원, 된장찌개 포함)이나 냉모밀(2인분 6000원)로 마무리해도 좋은 구성이다.


갈색 톤의 차분하면서 절제된 분위기는 마치 에도시대의 세련된 술집을 연상시킨다.


역시 갈색의 발로 좌석 공간을 구획했다. 평소에는 발을 열어두었다가 손님이 원하면 발을 친다. 벽화와 발과 테이블 등 오브제가 독립적이고 아늑하면서 편안한 느낌을 자아낸다.


1인당 2만~3만원의 비용으로 동료나 선후배, 혹은 연인끼리 오붓하게 술 한 잔 하기 좋은 고깃집 스타일의 이자카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