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원 지창욱’
오랜 시간을 함께 했다 하더라도 속시원히 말을 하지 않으면 상대방의 속사정을 알기가 어렵다. 종영까지 3회를 앞두고 있는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에서 여전히 대화가 없는 배우 하지원, 지창욱의 답답한 모습이 이어지면서 시청자들을 애타게 했다.
지난 21일 방송된 ‘기황후’ 48회에서는 기승냥(하지원 분)과 타환(지창욱 분)의 뒤틀린 관계가 조명됐다. 이날 기승냥은 타환이 병상에 있자 계략을 꾸며 타환의 측근인 대승상 백안(김영호 분)을 없애고자 했다.
기승냥에게 패한 백안은 결국 무릎을 꿇고 기승냥과 기승냥의 아들 아유 황자에게 충성을 맹세했으나 수치심을 견디지 못한 백안은 탈탈과 함께 기승냥을 죽이려 했다.
기승냥 역시 백안을 믿지 못해 죽이고자 탈탈에게 도움을 청했다. 탈탈은 기승냥의 손을 들며 백안을 직접 죽였고, 백안은 친 조카로부터 죽임을 당하며 타환과 마주쳤다. 죽어가는 백안을 보게 된 타환은 기승냥을 노려보고 분노를 드러내며 끝이 났다.
서로 사랑하며 의지했던 두 사람은 황궁 안의 투쟁과 각종 정치적 싸움들로 대화가 단절되면서 점점 멀어져갔다. 이어 방영된 ‘기황후’ 49회에서는 타환이 기승냥을 감읍사로 내쫓는 모습이 그려져 더욱 안타까움을 더했다.
특히 타환이 기승냥과 왕유(주진모 분) 사이에 대한 의심이 깊어지면서 급기야 기승냥을 불신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자생적 길을 모색하기 위해 자신의 세력들을 키우며 타환에게 숨기는 것이 많아졌다.
그간 타환은 그러한 승냥의 행동을 묵인하려 했으나 길어진 전란으로 약해진 국력을 일으키려는 승냥의 움직임은 갈수록 심해졌다. 이에 타환은 승냥에게 정치에 관심을 두지 말라 명하지만 승냥은 그때마다 ‘언젠가는 저의 진짜 마음을 알아주실 것이다’는 말만 되뇔 뿐이었다.
종영을 3회 앞두고 더욱 갈등의 길이 깊어진 기승냥과 주창욱. 백안의 죽음으로서 극에 치달은 두 사람의 날선 대립이 과연 어떻게 해소될 것인지, 이대로 두 사람이 등을 지게 되는 것인지 ‘기황후’ 결말을 암시하는 중점 포인트가 됐다.
<사진=MBC ‘기황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