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와 빨간 립스틱으로 ‘저렴한 신비주의’를 어필한 뮤지션 ‘미미시스터즈’. 2014년 가을, 기자가 직접 만나본 그녀들은 그저 평범한 동네 언니들이었다.
6인조 포크록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로 데뷔한 미미시스터즈는 묘한 콘셉트를 내세우며 대중들에게 궁금증을 야기시켰다. 1집 앨범 ‘별일 없이 산다’를 발표하고 미미시스터즈는 “장기하, 그리고 멤버들과 합의했다”라며 탈퇴를 선언했다. 이후 미미시스터즈는 1집 앨범 ‘미안하지만... 이건 전설이 될거야’에서 3년 만에 2집 앨범 ‘어머 사람 잘못 보셨어요’로 새롭게 돌아왔다.
미미시스터즈는 기존의 음악에서 변화해 낭만적인 옛 음악의 무드와 현대적인 사운드를 결합시켰다. 이번 앨범은 미미시스터즈가 자신들의 경험을 직접 반영한 음악으로, 머리 아픈 연애사 때문에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울다가 웃을 수 있는 현실적인 위로를 해줄 것이다.
▶인디드라이브 : ‘미미시스터즈’의 큰 미미와 작은미미
(작은 미미) 큰 미미와 작은 미미로 지은 이유는 미미시스터즈에서 각자의 캐릭터를 원하시는 분이 많았다. 그리고 굳이 실명이나 다른 이름을 쓸 생각은 없었다. 큰 미미가 모든 것이 조금 더 큰 이유도 있다. 유독 어떤 부분이(웃음) 대중들에게 큰 누나, 작은 누나라고 친근하게 불리고 싶었다.
(큰 미미) 장기하와 얼굴들 때부터 우리 콘셉트인 선글라스와 빨간 립스틱 때문인지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다. 요즘은 소리를 지르면서 달려오지는 않지만 간혹 사진을 찍자고 하시는 분들은 있다. 그리고 장기하와 얼굴들 이후로 다른 밴드들과 피쳐링을 많이 하고 있다. 가수 기린과 이박사 아저씨 등등... 요즘은 독특한 음악을 하는 가수 노라조, 유브이와 함께 작업 하고 싶다.
▶인디드라이브 : 복고풍의 음악을 추구하는 이유
(큰 미미) 미미시스터즈의 1집에서 2집 사이에 3년 정도 공백기가 있었다. 그동안 많은 음악들을 들으면서 고민했었다. ‘택시로 5분’이라는 곡은 작은 미미가 복고적인 방향을 생각하고 만들었다. 그러나 음악장르를 하나만 고집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인디드라이브 : 소설이나 다큐가 아닌 미미시스터즈의 경험
(작은 미미) 음악 작업을 할 때에는 직관적인 경험부터 시작해서 타인의 경험을 받기도 한다. 전혀 경험하지 않는 것을 쓸 수는 없다. 그렇게 되면 다큐멘터리나 다름없게 될 것이다.
(큰 미미) 현실에서 모티브를 따고, 상상력을 발휘해서 노래를 완성한다. 보통은 연애에 관한 음악을 많이 만든다. 제일 좋은 시절에 관한 이야기는 별로 하지 않고, 연애를 시작하기 전과 후, 그 때의 찌질한 감성을 많이 이야기한다.
▶인디드라이브 : 미미시스터즈, 이만큼 놀아봤다
(작은 미미) 3박 4일 정도 잠을 안자고 각성 상태로 놀았던 경험이 있다. 큰 미미나 나는 둘 다 캠핑, 여행, 다이빙 같은 극한의 경험을 좋아한다.
(큰 미미) 나는 스윙댄스를 꾸준히 췄다. 제 작년에는 외국에 가서 남자들과 춤도 추고 색다른 경험을 해봤다. 지금 하는 음악도 놀면서 한다는 생각으로 즐기고 있다. 20대에게도 ‘놀 수 있을 때 놀아라’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왕이면 혼자 놀지 말고, 여기저기 부딪히면서 최대한 많이 경험하고 여러 사람을 만나보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내가 진짜 힘들 때 ‘10년 후에도 기억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현재의 인생을 즐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마 30~40대도 똑같을 것이다. 언제나 힘든 일들은 항상 가까이 있으니까.
▶인디드라이브 : ‘나랑 오늘’ 가사 속 버킷 리스트를 이뤘나
(작은 미미) 1집을 발표하기 직전에 번지점프를 했다. 친구가 실연을 당했었는데 ‘털어버리자’ 하는 생각으로 같이 뛰었다. 그 때 큰 미미는 밑에서 사진을 찍어주면서 같이 즐겼다. 그리고 버킷리스트의 세계여행 같은 경우는 오른쪽으로 갈까 왼쪽으로 갈까 여러 가지 루트를 많이 고민했었다. 하지만 예산과 기간을 정하기만 하고 가지는 못했다.
(큰 미미) 세계 여행도 좋은데 언젠가 세계 공연 투어를 하고 싶다. 사람은 꿈을 크게 가져야 하니까(웃음) 가사 속에 타투도 있는데 아직은 겁이 난다. 몸에 흠집 내는 것을 싫어해서 귀도 늦게 뚫었다. 하지만 언젠가 해볼 것이다.
▶인디드라이브 : 미미시스터즈에게 특별했던 공연이 있었나
(큰 미미) 최근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했었는데 생각보다 호응이 좋아서 깜짝 놀랐다. 우리가 새 음반을 낸지 모르고 공연장에 오신 분들도 있었고, 아예 장기하와 얼굴들에서 탈퇴해 미미시스터즈로 활동하는지 모르는 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반응이 굉장히 뜨거워서 우리도 즐겁게 공연을 마쳤다.
▶인디드라이브 : 미미시스터즈에게 영향을 준 뮤지션은 누구일까
(큰 미미) 60~70년대 가수 펄 시스터즈, 바니걸스. 특히 해외에 계신 패티 스미스로부터 정신적 영향을 많이 받았다. ‘어제의 해바라기 씨’ 곡의 경우, 패티 스미스의 ‘JUST KIDS’ 라는 책을 보고 영감을 받아서 만들었다. 노래방에서도 현이와 덕이의 ‘너나 좋아해 나너좋아해’, 진미령 선생님의 ‘하얀 민들레’같은 곡을 많이 부른다.
▶인디드라이브 : 이번 앨범에서 마음에 드는 곡이 있다면
(큰 미미) ‘어제의 해바라기 씨’. 밤에 혼자 있을 때나 차분해지고 싶을 때 들으면 마음에 안정이 온다. 이 곡은 나와 작은 미미가 곡의 가사를 정확이 나눠서 작사한 것이 특징이다. 몇 년 전, 작은 미미가 작사를 한 곡에 내가 가사를 덧붙였다.
(작은 미미) 내가 만든 1절 뒤에 그런 노래가 붙을 줄 몰랐다. 큰 미미가 2절을 잘 완성해줘서 오묘하게 한 곡이 완성됐다. 나는 ‘택시로 5분’이 가장 마음에 든다. 언젠가 정말 섹시하게 부르고 싶다.
▶인디드라이브 : 미미시스터즈가 말하는 2집 앨범 ‘어머 사람 잘못 보셨어요’
(큰 미미) 이번 앨범은 의도치 않게 연애의 기승전결을 담게 됐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삶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가 만든 음악들에 위트를 잃지 않으면서도 솔직한 마음을 담고 싶었다. 이번에는 예전의 미미를 상상하면서 듣지 말고, 우리 옆집에 사는 언니, 누나라고 생각하고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작은 미미) ‘어머 사람 잘못 보셨어요’라는 제목에 사실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이 들어있다. 많은 분들이 우리를 보고 좋게 생각해주시기도 하지만 가끔 선입견을 갖고 계신 분들도 있다. 순수하게 우리를 봐주기에는 아직 벽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앨범은 ‘우리 지금은 조금 달라요. 마음을 열고 들어봐주세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인디드라이브 : 미미시스터즈에게 음악이란
(미미 시스터즈) 사실 원래 연극과 영화를 전공했기 때문에 다양한 문화 예술을 가까이에서 접하고 있다. 앞으로 미미시스터즈가 얼마든지 다른 문화적인 코드로써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음악에 집중할 것이고, 자리를 잡는다면 다른 작업들도 많이 해보고 싶다. 오랫동안 음악을 하고 싶고, 또 음악은 내 삶의 한 축으로서 중요해졌다. 이러한 것들을 유지하기 위해서 무언가 다른 노력들을 계속해서 해야만 한다.
<사진=프럼찰리레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