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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사람들은 화가 났을 때 얼굴이 붉어진다. 이는 정상적인 반응이다. 화가 나면 혈관을 확장시키는 신경이 자극돼 홍조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술을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유난히 붉어지는 사람이 있다. 반면 술인지 물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마신 사람이라도 얼굴에 전혀 표가 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차이는 왜 발생하는 걸까.
흔히 술 한잔에 얼굴이 빨개지면 알코올에 약한 사람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얼굴이 빨개져도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은 많다. 이 같은 차이는 우선 아세트알데하이드의 분해와 관련이 있다. 알코올은 기본적으로 간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로 1차 분해된다.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빨리 분해되면 덜 취하고 숙취도 적다.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분해되기 위해선 분해효소(ALDH)가 필요하다. 이때 분해효소의 활성화 여부가 사람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비활성 ALDH인 사람의 경우 알코올 섭취 후 혈중 아세트알데히드 농도가 정상 효소를 보유한 사람의 6~7배 상승한다.


비활성 ALDH효소는 주로 아시아인에게 많고, 한국·중국·일본 전체 인구의 30~40%에 육박한다. 전 세계적으로는 8% 정도다. 서양인과 아프리카인은 드문 편이다. 정상적으로 활성 ALDH효소가 있는 사람은 아세트알데하이드 분해가 빠르다.

두 번째 이유는 모세혈관이 확장됐기 때문이다. 알코올은 모세혈관을 확장시키고 혈류 속도를 빠르게 한다. 사람마다 모세혈관 모양은 모두 다르며 모세혈관이 잘 발달한 경우에 좀 더 붉어짐이 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율 신경과 술에 따른 홍조현상도 관련이 있다.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심장의 맥박수가 빨라지고 혈관이 확장되면서 체온이 높아진다. 알코올 흡수로 교감신경이 흥분되면서 얼굴이 붉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