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따뜻한 가슴을 지녔던 ‘마왕’이 그립다. 그룹 넥스트 키보디스트 지현수가 故 신해철의 과거 몰래카메라 사진을 올리며 비통한 심경을 전했다.



지난 28일, 지현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불과 몇 시간 전에 따뜻하게 손잡고 있었잖아. 지금 나한테 복수하는 거지 형. 미안한데 눈물이 멈추질 않아”라며 “그러니까 한 번만 더 얘기해줘 정말 안 울게!”라는 글과 함께 방송 캡처를 게재했다.



해당 캡처 사진은 지난 2007년 신해철과 지현수가 함께 출연했던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몰래카메라’의 한 장면이다. 당시 ‘몰래카메라’에서는 싸이렌 엔터테인먼트 대표 신해철을 속이기 위해 소속가수들이 모두 참여했다.



이날 방송에서 소속 가수들이 신해철에게 불만을 제기하기 시작했고, 가수 오종혁을 비롯해 아끼는 신예 지현수까지 타사로 이적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당시 신해철은 침착하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가고 싶은 사람은 가고 남고 싶은 사람은 남되, 인간적인 예의는 지켰으면 좋겠다”라며 “좋은 기회가 생겨서 가고 싶으면 언제든지 너 유리한 쪽으로 결정해줄 것”이라고 말해 시청자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이어 신해철은 “네가 나를 배신했다고 화가 나는 것이 아니다. 네가 다른 회사에서 만약에라도 잘 안 됐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을까 봐 화가 나는 것이다”라며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냈다.



이후 몰래 카메라 상황임을 알게 된 신해철은 소속 가수들에게 “비싼 돈주고 연기교육 시켰더니 이런 일에 쓰느냐”며 “나는 내가 ‘몰래카메라’에 속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감히 어떤 PD가 나한테 카메라를 들이대겠냐”라고 허탈한 웃음을 보여 주변을 폭소케 했다.



앞서 故 신해철은 지난 17일 장협착증 수술을 받은 이후 통증을 호소하며 입원을 반복하다 22일 심정지로 쓰러졌다. 그는 심폐소생술 이후 의식불명의 상태로 중환자실에 머물다 27일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끝내 사망했다.



한편, 생전 팬들과 소통했던 고인의 뜻에 따라 신해철의 빈소는 일반인들에게도 조문이 허용됐다. 현재까지 총 9000여 명의 팬들이 유가족들과 함께 슬픔을 나눴으며, 고인의 발인식은 31일 오전 9시 장례식이 치러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다. 이후 서울 원지동 서울화장장에서 화장된 후 유토피아 추모관에 자리한다.


<사진=지현수 페이스북,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