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과학공원 한빛탑.
◆여기는 과학기술 1번지
대전엑스포, 1993년이었다. 지금 초등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그때의 대단했던 ‘대전세계박람회’를 기억할 것이다. 108개국과 33개 국제기구가 참가했던 대규모 국가 단위 행사로 세계 각국의 첨단기술을 접할 수 있었다. 이 박람회는 남긴 것도 많아서 지금의 국립중앙과학관이 엑스포 과학공원에 자리 잡았고, 대전이 ‘과학기술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하는 데도 공헌했다. 뿐만 아니라 ‘엑스포’라는 용어가 일상화 됐고, 이 행사를 시작으로 ‘도우미’라는 용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대전은 아이들과 공부여행에 좋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박물관이 공짜다. 호기심과 탐구심을 너그럽게 채워준다.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까. 국립중앙과학관, 그중에서도 ‘첨단과학관’이 좋겠다. 이곳은 일종의 서머리 역할이다. 2개 층으로 구성된 ‘첨단과학관’은 한국의 전자통신, 전기, 기계, 천문, 항공우주, 생명공학, 한의학, 과학기술 정보, 기계, 기초과학, 원자력, 에너지 기술, 핵융합, 지질자원, 선박해양 등 국내 과학기술에 관한 정보를 섹션 별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직접 작동해 볼 수 있는 모형 전시물을 통해 원리를 이해하고, 생활 속에 활용된 과학 기술을 체험해 볼 수 있어 다이나믹한 관람이 진행된다. 또한 <비저블 & 인비저블> 같은 과학과 예술의 만남을 주제로 한 작품이나 강아지 로봇 ‘제니보’, 춤추는 로봇 등의 재미있는 볼거리와 유아과학 체험 놀이터가 과학을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한다.
‘한국기계연구원’에서는 자기부상열차에 대해 알 수 있다. 바퀴 없이 열차가 움직인다는 것은 꿈 속에나 나올만한 이야기다. 그런데 이것을 실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탑승 체험도 가능하다.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운영하는 자기부상열차는 500~1000원의 비용을 지불하지만 한국기계연구원으로 견학을 간다면 이 또한 무료다. 연구원으로부터 자기부상열차를 포함한 의료로봇, 플라즈마, 인쇄전자, 가스터빈 등 핵심기술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듣고 궁금한 것은 직접 물어보는 과정이 아이들에겐 모두 신선한 경험이 될 것이다.
화폐박물관 북한지폐.
지질박물관.
◆어른·아이 모두 과학의 수혜자
돈을 보면 문화와 역사를 알 수 있다. 그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 누구나 동의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겉보기에는 흥미롭지만 기술적으로는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다. 특히 조심해야할 부분은 ‘위조’다. 그렇기 때문에 화폐박물관은 재미있다. 하루종일 봐도 질리지 않는 세계 각국의 ‘돈’과 이에 대한 흥미로운 사건들이 있고, 위조 방지를 위한 신기한 과학이 있다.
최근 나온 기념주화는 무늬가 화려한 컬러 주화다. 고대의 동전, 우리나라 최초의 화폐, 북한의 지폐 등 각 시기의 지폐만 봐도 그 당시를 알 것 같다. 동전 테두리에 톱니나 문자를 새긴 것은 가장자리를 떼어 팔지 못하게 하려는 목적이고 천원권에 도산서원의 나무가 빠진 이유는 나무의 키가 자꾸 자라서 도안이 틀렸다는 민원을 여러 차례 받았기 때문이란다. 오십원 동전에 새겨진 것은 벼일까, 보리일까. 매일 쓰는 돈이지만 별 생각 없이 흘려 버렸던 디테일에 알지 못했던 사연들이 넘친다. 흥미로운 건 지폐의 원료가 종이펄프가 아닌 면화란다. 우리나라는 지폐의 원판이 되는 ‘면 종이’를 만드는 기술이 뛰어나 수출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화폐박물관을 어른들이 좋아한다면 지질박물관은 아이들이 신나는 곳이다. 입구로 들어서면 커다란 공룡 두마리가 여행자를 맞이한다. 뼈만 남은 모습이지만 그 위용이 여전하다. 벽을 돌아 들어가면 커다란 지구본이 떠 있다. 대륙의 움직임, 바다, 화산, 지진 등 원하는 메뉴를 선택하면 지구의 이야기가 이 지구본 위에 펼쳐진다. 공룡의 멸종, 화석, 암석, 광물 등 다양한 지질역사는 곳곳에 마련된 체험관에서 더 흥미롭게 알아 볼 수 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내년 2월28일까지 ‘생활 속에 숨어있는 금은’ 특별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화려한 금·은 작품은 물론 도시에서 발생하는 각종 금·은 폐기물과 이것들을 회수해 다시 자원화하는 과정 등의 전시를 볼 수 있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 ‘황금왕관 접기’ 등의 체험 활동도 있어 아이와 참여해 볼 수 있다.
첨단과학관.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 두개골.
◆공부여행 후엔 릴렉스
지도를 보면 대전은 사통팔달이다. 여기에 과학기술만큼이나 유명한 것이 유성온천이다. 이러한 조합이 외국인 여행자들에게 큰 매력이다. 대전을 거점으로 삼아 주변의 여행지로 갈 수도 있고 여행 후 피로는 온천수로 풀어준다. 근처에는 외국(출국) 여행자들을 위한 신우면세점도 있고 오성급 호텔시설을 갖춰 의료 여행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대전선병원도 있다.
유성온천 지구에는 족욕체험장이 있다. 170명이 동시에 족욕을 즐길 수 있는 4개의 족욕탕으로 41도 내외의 100% 천연온천물이 흐른다. 물레방아, 분수, 조경수와 온천족욕문고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이용요금은 무료다. 공부여행에 과열된 머리도 식힐 겸, 따끈한 물 속에 발을 담그면 긴장이 스르르 풀린다. 여행 내내 지적 호기심을 채우느라 바빴다면 마무리는 휴식이다. 근육도 머리도 긴장을 풀고 쉬고 있을 때 좋아진다. 아이와 함께라면 이완의 중요성까지 알려 주는 게 좋겠다. 휴식에도 과학적인 조화가 있는 대전에서 조금 똑똑해진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다.
● 여행 정보
☞ 국립중앙과학관-첨단과학관 가는 법
[승용차]
경부고속도로 - 신탄진로 681번길 - 덤바위삼거리에서 ‘금산, 대전역’ 방면으로 우회전 - 신탄진로 우측 ‘유성, 시청, 정부대전청사, 대전연구개발특구’ 방면으로 천변도시고속화도로 진입 - 천변도시고속화도로 - ‘법동, 중리동, 대전1,2공단, 대덕특구’ 방면으로 우측방향 - 천변도시고속화도로 - ‘전민동, 엑스포과학공원, 솔로몬파크, 시청’ 방면으로 우회전 - 아리랑로 - 원촌삼거리에서 ‘시청, 엑스포과학공원, 대전 MBC, TJB’ 방면으로 좌회전 - 엑스포로 - ‘DCC, 대전교통문화센터’ 방면으로 우회전 - 대덕대로 512번길
[대중교통]
대전역에서 705번 승차 - 무역전시관정류장 하차
[주요 스팟 내비게이션 정보]
국립중앙과학관-첨단과학관: 검색어 ‘첨단과학관’ / 대전광역시 유성구 도룡동 3-1
한국기계연구원: 검색어 ‘기계연구원’ / 대전광역시 유성구 가정북로 156
지질박물관: 검색어 ‘지질박물관’ / 대전광역시 유성구 과학로 124
화폐박물관: 검색어 ‘화폐박물관’ / 대전광역시 유성구 과학로 80-67
온천족욕체험장: 검색어 ‘온천족욕체험장’ / 대전광역시 유성구 봉명동 574
< 여행지 주요 정보 >
국립중앙과학관 – 첨단과학관
042-864-0055 / http://www.science.go.kr
관람시간: 오전 9시 30분 ~ 오후 5시 30분
관람요금: 무료
음성안내기 대여 무료 (당일 현장대여)
스마트폰을 이용한 NFC 전시물 정보안내 서비스 사용 가능
전시해설: 20~80명일 경우 인터넷 예약
한국기계연구원
042-868-7862 / http://www.kimm.re.kr
견학 및 자기부상열차 시승: 인터넷 신청,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 오후 3시
관람요금: 무료
지질박물관
042-868-3797 / http://museum.kigam.re.kr
관람시간: 오전 10시 ~ 오후 5시
관람요금: 무료
체험관 운영시간: 오전 10시 ~ 12시 / 오후 1시 30분 ~ 4시 30분
화폐박물관
042-870-1200 / http://museum.komsco.com
관람시간: 오전 10시 ~ 오후 5시
관람요금: 무료
온천족욕체험장
대전 유성온천지구 온천로 이팝나무길, 유성명물문화공원 내에 위치
운영시간: 오전 7시 ~ 오후 11시
이용요금: 무료
< 음식 >
권인순 갈비김치찌개: 뚝배기에 푹 익은 묵은지와 갈비를 넣어 끓여먹는 푸짐한 김치찌개가 별미다. 반찬은 생 김과 오이 정도로 단순하지만 한국인이 좋아하는 맛으로 언제나 자리 찾기가 힘들다.
갈비김치전골 3만7000~4만원 / 갈비김치찌개 9000원
042-477-8529 / 대전광역시 유성구 지족동 885-1
솔밭묵집: 대전의 지역 음식인 묵을 주 재료로 한 식당이다. 채묵, 묵전 등 독특한 묵 음식도 맛볼 수 있다.
접시묵 6000원 / 묵무침 1만원 / 채묵 4000~6000원 / 보리밥 6000원
042-935-5686 / 대전광역시 유성구 관평동 542-5
< 숙소 >
롯데씨티호텔: 롯데그룹이 운영하는 비즈니스형 호텔이다. 부대시설을 최소화 하고 편안하고 깔끔한 객실에 집중한, 기본에 충실한 숙소이다.
예약문의: 042-333-1000 / http://www.lottehotel.com
대전광역시 유성구 도룡동 4-30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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