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샌가 밀가루 세례, 누드 뒤풀이 등 눈살 찌푸려지는 졸업식 악습이 줄업문화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바로잡고자 학교차원의 지도와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자 하는 학생들의 자발적인 개선노력이 더해져 최근에는 축제처럼 즐기는 졸업식부터 직접 만드는 졸업앨범 등이 새로운 졸업문화로 등장하고 있다.


▶이색 졸업식으로 또 다른 추억 만들어…

매년 졸업시즌이 되면 졸업생들의 도를 넘어선 뒤풀이 행태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곤 한다. 그러나 최근 축제형 졸업식 문화가 등장하는 등 훈훈한 소식이 인상적이다.

2월 6일 졸업식을 여는 대전 둔산여고는 올해 처음으로 축제형 졸업식을 기획했다. 이날 둔산여고의 졸업식 현장에서는 졸업장 및 상장 수여와 함께 재학생들의 난타 및 현악연주 공연도 열릴 예정이다.

또한, 10일 졸업식을 앞두고 있는 유성중은 농구, 축구 등 체육 페스티벌 형태로 졸업식을 장식할 계획이다. 13일 졸업식이 예정된 대전 구봉초도 1~4학년은 졸업식을 위한 축하공연 영상을 제작 및 방송하고 5학년은 졸업 축하공연을 펼친다. 졸업생인 6학년은 졸업식 날 무대에 한 사람씩 올라가 자신의 꿈과 비전을 소개하는 자리를 갖는다.


한편, 지난 1월에는 강원도 강릉 율곡중이 2월 졸업식이라는 통념을 깨고 1월달에 축제와 함께하는 졸업식을 열었다. 졸업식에서는 졸업생 전원이 난타부터 마술쇼까지 다채로운 공연을 마련해 재학생들과 학부모들과 즐기는 자리를 가졌다.

경기도 이천 송정중 역시 지난 1월 7일, 기존 획일적인 행사위주의 관행을 벗고 ‘졸업식, 또 하나의 축제’란 주제로 학생 중심의 새로운 졸업문화를 선보였다. 특히 학생자치회가 중심이 되어 265명의 졸업생과 후배, 교사, 학부모가 모두 주인공이 되는 소통의 장이 되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천편일률적인 졸업앨범 대신 디카북 앨범이나 우정 화보로…
졸업하면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졸업사진이다. 큰 이슈가 되었던 의정부고 사례처럼, 천편일률적인 졸업앨범 대신 자신들만의 컨셉을 담은 졸업앨범이 최근 인기다. 특히 친한 친구들끼리 찍는 우정화보나 반별 졸업앨범들도 졸업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해 디지털사진 인화사이트 찍스는 졸업시즌을 맞아 디카북 주문량이 전월 대비 70% 늘었다고 전했다. 여러 장의 사진을 한 권의 책으로 엮는 디카북을 활용해, 반 또는 친한 친구들끼리 앨범을 제작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

찍스 김학현 과장은 "최근 졸업시즌을 맞아, 학교 앨범과는 별도로 친한 친구들끼리 디카북앨범을 제작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찍스 디카북은 일반 포토북과 다르게 사진인화 방식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오래 보관할 학창시절 앨범으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한편 친구들끼리 우정화보를 찍는 사례도 늘고 있다. 양재와 홍대에 위치한 썸띵스튜디오는 저렴한 가격과 고품질 사진으로 컨셉 이미지 사진 스튜디오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특히 홍대점의 경우에는 우정사진에 특화된 스튜디오로 저렴하게 원하는 컷 수만큼 촬영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우정사진의 경우 깔끔한 흰 배경과 컨셉사진 용 배경을 이용해 30분 동안 2가지 의상 컨셉으로 진행된다. 필요한 촬영소품은 복고의상, 드레스 등이 무료로 대여된다. 촬영은 40~80여 컷으로 진행되며, 보정사진 4컷과 원본파일을 모두 준다. 가격은 인당 2만5000원 선으로 알려져있다.

▶친구들과 우정의 선물

졸업 후 자주 보지 못할 친구들과 우정의 증표로 선물을 나누게 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한 번 주고 잃어버리는 선물보다 학창시절의 추억을 곱씹게 만드는 선물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합정에 위치한 반지대학은 저렴한 가격에 실버반지 만들기 체험도 하고, 음료도 즐길 수 있는 카페형 공방이다. ‘학교’라는 친숙하면서도 특별한 테마는 학창시절의 추억과도 잘 어우러지기 때문에 친구들과 우정링을 만드는 과정에서 새로운 추억까지 쌓을 수 있는 이색 공간이다. 

반지대학에 들어서면 ‘선생님 말 안 듣고, 잘 만드는 사람 못 봤다’라는 급훈이 눈에 띄기도 한다. 반지대학에서는 고객이 반지를 만드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바로 옆에서 도와주기 때문에 초보자도 쉽게 반지를 제작할 수 있다. 반지를 완성한 고객에게는 학생증 모양의 스탭프 쿠폰북이 제공되는데, 이 학생증을 가지고 방문하면 언제든지 반지세척이나 광택작업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추억의 시간들을 향으로 제작해볼 수 있는 서비스도 인기다. ‘기억을 파는 향수’라는 슬로건으로 유명한 데메테르는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기억을 한 병에 담아 나만의 향기로 만들 수 있는 퍼퓸 스튜디오를 운영 중이다. 

퍼퓸 스튜디오에 방문하는 고객들은 사전 테스트를 통해 ‘소중한 추억으로 남은 기억의 향’, ‘좋아하는 장소’, ‘만들고 싶은 향의 이미지’ 등을 전한다. 이후 전문 퍼퓸 디자이너가 좋아하는 꽃과 과일, 자주 쓰는 향수 등을 묻고 입고 있는 옷의 스타일까지 살피며 취향을 파악한다. 의뢰인의 취향을 파악한 퍼퓸 디자이너는 6~7가지의 향을 고르고 시향 뒤 걸러진 세 가지의 향을 블렌딩해 향수를 만든다. 이렇게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는 단 하나의 향수가 완성된다. 

<이미지제공=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