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집 사는 게 맞겠지?”, “1%대 초저금리 수익공유형 주택담보대출은 어때?” 요즘 주변 지인들이 기자에게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전셋값에 불안감을 느끼는 지인들이 새해 들어 본격적으로 내집 마련에 나설 계획을 세우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여기에 한가지 더. 워낙 많은 부동산정책이 쏟아지다 보니 지인들은 ‘과연 이 정책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구분하기 힘들어 한다.


비단 기자 지인들만의 궁금증은 아닐 터. 실수요자인 서민 대부분이 비슷하게 느낄 것이다. 서민들이 이렇게 느낀다는 것은 그만큼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기자조차 정부정책에 대한 갈피를 못 잡는 상황에서 무슨 조언을 할 수 있을까. 그래도 체면치레는 해야겠기에 이렇게 답하곤 한다. “전세물건 구하기도 어렵고 전셋값도 비싼데 그냥 조금 더 대출 받아서 집사는 게 좋지 않을까? 단, 투자가 아니라면. 그리고 초저금리 주택담보대출 말고 은행에서 따로 대출받는 게 낫지 않을까?”

이렇게 이야기하는 데는 세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는 책임회피. 행여나 나중에 집값이 더 떨어질 경우 원망을 듣기 싫어서다. 이는 대부분의 부동산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것과 비슷하다. 아마도 기자와 같은 생각을 전문가들도 하는 것이리라.


둘째, 우리나라 역사상 지금처럼 파격적인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경제상황이 좋지 않고 최악의 부동산 침체기를 겪고 있기에 임시방편 식으로 정부가 쏟아내는 정책이겠지만 확실히 파격적이긴 하다.

이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사상초유의 금리 1% 안팎의 ‘수익공유형대출’만 봐도 알 수 있다. 여기서 ‘파격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이유는 1%라는 금리 때문이 아니다. 바로 대출조건 때문이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려면 신용등급부터 시작해 소득, 직장 등 따지는 게 많은데 집만 산다면 신용이나 직장이 없어도 누구한테나 돈을 빌려준다니 파격적이랄 수밖에.

여기에 세번째 이유가 있다. 세상에 어떤 장사치든 손해를 보는 장사는 안 한다. 카지노도 마사회도 경륜장 등 합법적 도박장도 일정 부분 세금을 부과하고 이윤을 떼간다. 물론 정부를 장사치나 도박장 운영자로 폄훼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수익공유형 은행대출’은 이름처럼 대출자가 구입한 주택의 값이 올랐을 때 수익을 공유하되, 집값이 떨어졌을 때는 집 소유자가 손실을 다 떠안는 구조라는 점이다. 분명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걸고 국민이 일종의 ‘도박’을 하게끔 정부가 유도하는 셈이다.

자신(대출기관)의 손해는 최대한 줄이고 집값이 상승할 경우 이윤은 제대로 챙기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는 기자만의 생각일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국민들로 하여금 부동산정책을 신뢰하지 못하게 만든 정부의 ‘묻지마’식 정책 남발에 있다고 본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설 합본호(제370·37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