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대공원 사육사 사자 사고' 12일 오후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맹수마을 사자 우리에 사육사 김모씨(53)의 피가 묻어있다. /사진=뉴스1
'어린이대공원 사육사 사자 사고'
12일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 사육사 김모씨(53)가 암수 사자 두 마리에 물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은 김씨가 방사장에 사자가 있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날 어린이대공원은 동료직원이 맹수마을 사자 방사장에 들렀다가 다리 등 온몸 여러 군데를 물린 채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김씨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의식이 없는 채로 발견됐고,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지고 말았다. 맹수사 근무 3년 차인 김 씨는 동물원 근무 경력이 20년이나 되는 베테랑 사육사였다.
이재용 어린이대공원 동물복지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육사를 공격한 사자는 정확하게 두 마리로 2006년생 수컷 한 마리와 2010년생 암컷 한 마리”라고 전했다.
대공원 측에 따르면 이 사고는 오후 1시 반 대공원이 사자 등 맹수를 상대로 ‘동물행동 풍부화 프로그램’을 실시한 후에 일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동물행동 풍부화 프로그램’은 종이 장난감이나 고깃덩어리로 사자를 유인해 흥미를 유발하는 방식으로 약 20분간 진행된다.
김씨는 프로그램을 끝낸 뒤 방사장을 정리하기 위해 우리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측된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어린이대공원 맹수마을 사자사 내실을 비추는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사육사가 사고를 당하기 전 내실에는 사자 두 마리의 모습만 희미하게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사장 뒤 4개의 내실에는 총 네 마리의 사자가 들어가 있어야 했는데 내실 CCTV에는 두 마리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자들은 내실 문이 열리면 방사장에서 내실 안으로 이동하도록 훈련돼 있고, 사육사는 사자들을 내실로 몰고 문을 잠근 뒤 방사장에 들어가 청소 등을 하게 돼 있다.
이재용 어린이대공원 동물복지팀장은 “(김 씨 발견 당시) 사자들이 들어가 있어야 할 내실 문 4개 중 가장 좌측 문이 열려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김씨가 사자 네 마리 모두 내실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착각하고 청소를 하려고 방사장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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