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를 갓 마치고 나온 듯 파우더리한 비누 향기가 풍기다가도, 거친 흙과 같은 날것 그대로의 냄새가 나는, 배우 박효주. 장르에 상관없이 다양한 캐릭터들을 자기의 것으로 소화하는 일이 이제는 ‘재미있는 놀이’ 같다고 말한 그녀는 천상 여배우였다.



박효주는 지난 2001년 잡지 모델로 데뷔해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50여의 작품에서 ‘배우 인생’을 살았다. 그녀에게 20대는 정신없이 살아온 나날들이었다. 이제 박효주는 한결 여유로워진 자신만의 향기를 내뿜었다.



한결 여유로워진 모습이다. 촬영 없는 날 주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지.



박효주 : 어렸을 적 흙냄새가 너무 좋았던 기억이 났어요. 그 향기를 찾아 동네 공방을 무작정 찾아 갔죠. 도자기도 만들고 커피 드리퍼를 만들기도 하고요. 책꽂이를 만들어서 선물하기도 하고... 커피 드립 세트를 사서 원두를 갈아 한잔씩 내려 마시기도 하고요. 이 취미들의 공통점은 ‘느린 호흡’이에요. 돈 주고 산 선물보다 금세 내린 머신 커피보다 천천히 누군가를 생각하며 만드는 것에 매력을 느끼고 있어요.



변하게 된 계기가 있나



박효주 : 영화 ‘더파이브’ 촬영이 끝나고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서 2달간 여행을 다녀온 적 있어요. 제가 그렇게 일이 많고 바쁘게 산 배우가 아니었지만 과거를 돌아보니 ‘연기가 뭐지’라는 생각만 하면서 제게 채찍만 줬더라고요. 숨 가빴어요. 헬스장에서 런닝머신 켜고 ‘시작’한 이후로 쉬지 않고 계속 뛴 느낌이었죠. 여행을 다녀온 후 하루하루가 ‘여행’처럼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새는 항상 되뇌어요. “박효주, 좀 덜 해도 돼. 괜찮아.”



2001년 데뷔 이후 많은 작품을 거쳤다. 그만큼 많은 캐릭터들과 다양한 직업을 경험했는데 작품에 들어가기 앞서 특별히 배역을 이해하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이 있나.



박효주 : 배우는 정말 많은 직업과 사람을 배역을 통해 만나요. 이번 마주연을 위해서는 확실히 푸드 잡지를 더 찾아보게 되고 그 캐릭터가 좋아할만한 것들에 저도 관심이 가더라고요. 생활하는 습관 자체가 배역에 따라서 달라지는 부분들이 있어요. 영화나 음악을 들을 때도 캐릭터의 성향에 맞게 장르가 선택적으로 좁혀지기도 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배역에 어울리는 향수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은데요? 왠지 향기만 맡아도 사연이 생기고, 스토리가 떠올라요. 이렇게 캐릭터를 상상하는 일련의 작업들이 제게는 ‘재미있는 놀이’ 같아요.



배우로 산다는 것은 매력적인 것 같다. 연기하는 순간만큼은 영화 속 인물이 자기 자신이 되기도 하니까. 자신과 가장 닮은 배역이 있다면.



박효주 : 배우는 한 이미지를 고집해서도 안 되고 그렇게 하기도 힘들어요. 제게 찾아오는 배역은 저와 인연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매 작품마다 제가 있죠. 제 안의 어떤 한 부분이 캐릭터로 파생되니까요. 어떤 캐릭터는 제 모습을 80% 반영했다면, 다른 캐릭터는 제 모습을 20%로 감추기도 하죠. 모든 인물에는 ‘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말을 하면 할수록 ‘천상배우’ 같다. 향수 만들기 전 향기 브리프(향수 만들기 전에 조사하는 질문지)의 직업란에 ‘배우’라고 자신 있게 쓰던데. 박효주 앞에 배우라는 타이틀이 생긴 것은 언제부터일까.



박효주 : “‘배우 박효주입니다’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라는 말이 제 단골 인터뷰 제목이었어요. 그런데 ‘완득이’ 이후에는 배우 박효주라고 자연스럽게 말하게 되더라고요. ‘배우’라는 것은 완벽해서 얻는 타이틀도 아니고 직업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감추고 싶은 콤플렉스가 있다면.



박효주 : 사실 완벽주의같은 면도 있는 것 같아. 콤플렉스를 없애려고 하는 게 콤플렉스에요. 저는 제가 제일 싫을 때가 콤플렉스나 자격지심에 똘똘 뭉쳐있는 것, 남에게 그런 모습을 들킬 때에요. 그것만큼 초라해 보이고 매력 없는 게 없잖아요.



평소 옷 입는 스타일이 궁금하다. 오늘처럼 매니시한 재킷룩을 선호하는 편인지.



박효주 : 오늘은 제 옷은 아니지만 제가 입고 온 옷이랑 너무 비슷해서 놀랐어요.(하하) 매니시한 스타일, 단조로운 톤, 베이직한 아이템들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가 있나.



박효주 : 저와 같은 시기에 얘기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나고 싶어요. 사랑을 갈망하는 20대와는 또다른 30대의 모습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나이가 들면서 사람간의 관계, 부모님에 대한 생각, 사랑을 대하는 자세들이 달라지죠. 제가 이야기하는, 표현하는 것도요. 동시대의 같은 나이대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변하고 싶어요.



요즘 연극 무대에서 보기 힘들다. 무대에 대한 갈망은 없는지



박효주 : ‘로맨스가 필요해’ 전에도 연극 무대에 곧잘 섰었는데 그 때 생각했어요. ‘정말 나랑 안맞나.’ 씬 바이 씬으로 여유롭게 기다렸다 촬영하는 드라마, 영화와는 다르니까요. 오랜만에 360도로 저를 둘러싼 관중들의 시선이 힘들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런데 요즘은 그리워요. 제 스스로 “시작!”을 외치고 2시간 동안 쉼 없이, 고스란히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잖아요. 그 현장감과 희열이 또다시 연극 무대를 그리워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영화나 드라마에서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데 그런 면에서 연극이 더 욕심이 나요.



봄에 보기 좋은 영화 한 편 추천한다면.



박효주 : ‘봄’하면 로맨스죠. 산뜻한 멜로 영화 추천해드릴게요. ‘헤어짐’에 관한 이야기들이 담긴 ‘500일의 썸머’. 기나긴 겨울을 보내고 따뜻한 봄을 맞아 동산 벤치에서 재회하는 남자와 여자가 있어요. 지난해의 어떠한 것들을 내려놓고 영화 속 엔딩처럼, 커플처럼 새로운 인연을 시작해보세요. 아마 사랑하고 싶어질 거예요.



▶힐링 기프트 : 화장보다 민낯이, 민낯보다 연기를 하는 모습이 매력적인 배우 박효주에게는 아기 같은 피부결을 유지해줄 앰플을 선물했다. 


링 기프트 ‘하이리프팅 액티베이터 앰플’은 ‘비앤 아기 리프팅 시술’을 개발한 윤성은 브랜뉴 피부과 원장과 제조 전문기업 ‘휴메딕스’, 유통 전문기업 (주)레베코가 합작하여 만든 뷰티 브랜드 ‘닥터 브랜뉴 by seven lab’의 홈케어 제품이다. 


순도 90% 이상의 히알루론산 성분과 동결건조 콜라겐, EGF 성분이 아기처럼 탱탱하고 매끈한 피부로 가꿔준다. 줄기 세포 배양액이 함유돼 손상된 피부 회복에 도움을 준다고 하니, 30대에 들어서고 나서야 자외선차단제를 바르기 시작했다는 털털한 박효주에게 안성맞춤일 듯하다.



나만의 피부 관리, 몸매 관리 팁이 있다면.



박효주 : 뭐든 꾸준한 관리가 핵심인 것 같아요. 사실 최근에야 자외선차단제를 바르고 다니지 그 전에는 몸매나 피부에 전혀 신경을 안 썼어요. 대신 몸속 노폐물 제거에 좋은 양배추즙, 탄산수를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마사지나 제품도 효과적이지만 무엇보다 먹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위가 약한 편이라 아침마다 양배추 반통씩을 갈아 먹었더니 숙변 제거에도 좋고 너무 좋던데요.(호호)



한편, 박효주가 촬영에 한창인 영화 ‘극적인 하룻밤’과 ‘사라진 내일’은 올 하반기 개봉을 앞두고 있다.


▶장소협찬 :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664-7번지 ‘데메테르(DEMETER)’ 퍼퓸 스튜디오


<사진=젤리몬즈스튜디오(jelliemonzstudio.com)>


☞인터뷰 1편으로 [스타테라피①] ‘충무로 신스틸러’ 박효주, “나이들수록 향기도 변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