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 회장이 마침내 LIG손해보험을 품에 안으며 인수·합병(M&A) 잔혹사의 사슬을 끊었다. KB금융은 지난 3월25일 이사회를 열고 LIG손보를 645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6월 합의했던 6880억원보다 400억원이 낮아진 수준이다. 이 과정에서 윤 회장의 묵직한 리더십이 또 한번 빛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당초 KB금융의 LIG손보 인수는 난항을 겪는 듯했다. ‘KB사태’의 여파로 금융위원회의 승인이 미뤄진 데다 LIG 손보의 미국법인 부실문제까지 겹치며 인수 무산 우려가 커진 것. 하지만 KB와 LIG 양측 회장의 전격 회동 이후 분위기 반전이 이뤄졌고 인수작업은 급물살을 탔다. 당시 윤 회장은 구자원 LIG 회장에게 인수계약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표명하며 “LIG손보를 국내 최고의 보험사로 키우겠다”고 믿음을 심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뉴스1 박정호 기자

윤 회장은 LIG 손보 인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실리도 놓치지 않았다. 최종 인수가액을 당초 계약가격(6850억원)보다 400억원 낮춘 것은 물론 지난해 10월 말부터 기간경과에 따른 KB의 지연이자(5월 말 거래종결 기준) 약 250억원도 지불하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총 지급액 대비 약 9.0%의 할인효과까지 챙긴 셈이다. 이처럼 똑 부러지는 리더십으로 위기의 순간마다 ‘구원투수’ 역할을 해내는 윤 회장이 향후 KB금융의 리딩뱅크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