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미국에서 지내던 친구가 얼마 전 한국으로 복귀했다. 자동차를 구매하려 한다길래 어떤 모델을 살 계획이냐고 물으니 “캠리 같은”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사실 그가 말하고 싶었던 단어는 ‘패밀리 세단’이었다. 그에게 캠리가 패밀리 세단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1982년 출시 후 미국에서만 1600만대가 넘게 팔린 캠리기에 그럴 만도 하다.
사실 ‘캠리’는 우리나라에서도 모르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유명모델이다. 하지만 그 유명세는 지난 2010년 미국에서 있었던 ‘대규모 리콜사태’라는 부정적 인식 속에 자라났다.
국내 소비자 대부분이 그 이름을 알지만 실제로 우리나라의 도로에서 캠리를 찾아보기는 쉽지않다. 현대·기아차를 필두로 르노삼성, 한국지엠, 쌍용차가 해당 세그먼트에서 국내 점유율을 꽉 잡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차시장에서는 캠리보다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독일제 수입차들이 오히려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다.
캠리의 국내 판매부진에 대해서는 ‘포지션이 애매하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됐다. 고급 세단이라기엔 부족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고 국산차에 비해서는 가격경쟁력이 약하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하지만 기자가 시승한 캠리는 이를 상쇄할 만한 ‘캠리만의 매력’이 있었다.
사실 그가 말하고 싶었던 단어는 ‘패밀리 세단’이었다. 그에게 캠리가 패밀리 세단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1982년 출시 후 미국에서만 1600만대가 넘게 팔린 캠리기에 그럴 만도 하다.
사실 ‘캠리’는 우리나라에서도 모르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유명모델이다. 하지만 그 유명세는 지난 2010년 미국에서 있었던 ‘대규모 리콜사태’라는 부정적 인식 속에 자라났다.
국내 소비자 대부분이 그 이름을 알지만 실제로 우리나라의 도로에서 캠리를 찾아보기는 쉽지않다. 현대·기아차를 필두로 르노삼성, 한국지엠, 쌍용차가 해당 세그먼트에서 국내 점유율을 꽉 잡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차시장에서는 캠리보다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독일제 수입차들이 오히려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다.
캠리의 국내 판매부진에 대해서는 ‘포지션이 애매하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됐다. 고급 세단이라기엔 부족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고 국산차에 비해서는 가격경쟁력이 약하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하지만 기자가 시승한 캠리는 이를 상쇄할 만한 ‘캠리만의 매력’이 있었다.
◆무뚝뚝한 듯 섬세… ‘은은한 멋’
처음 마주한 캠리는 생각보다 ‘매끈’했다. 기존 7세대 모델의 중후한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2015년형 캠리는 기존 모델에 2000여개의 부품을 새롭게 적용하며 ‘페이스리프트’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변신을 했다. 특히 야간에 보는 전면부가 인상적이다. 거대한 라디에이터그릴에 풀 LED 헤드램프가 단단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측면은 45mm 길어진 차체가 다른 세단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기존 모델의 차축거리(2775㎜)는 그대로 유지한 채 전장이 4850㎜로 길어져 조금은 스포티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직선 대신 곡선이 더해진 디자인 덕분에 '패밀리카'로서의 부드러운 정체성은 잃지 않았다.
내부 인테리어를 살펴보니 우선 큼직한 버튼들이 눈에 들어온다. 투박하지만 깔끔한 느낌이다. 중앙조작부분(센터페시아)은 공조기, LCD 터치스크린과 인포테인먼트 조작 버튼, 공조기 조작버튼 등이 세로로 배치됐다.
시트에 앉아 차를 둘러보다 보니 세련됐다기 보다는 ‘밋밋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정돈된 느낌이다. 그렇지만 더 살펴볼수록 인테리어에 신경 쓴 부분들이 눈에 띈다. 검은 가죽제질의 시트, 대시보드와 도어, 스티어링휠 등에는 공통적으로 하얀 바늘 땀이 적용돼 일체감을 주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풍긴다. 화려하진 않지만 은은한 멋이 있다. 룸미러 오른쪽에 적용된 디지털 시계 디스플레이는 이러한 심플한 디자인 속에서 눈에 띈다.
손으로 직접 재질을 만져봤다. 몇몇 차량의 경우 인테리어가 보기에는 그럴 듯 하지만 직접 살이 닿았을 때의 느낌이 좋지 않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캠리는 촉감까지 신경쓴 듯 부드러우면서도 내구성이 강한 느낌을 줬다. 실내공간도 차체가 그랜저보다 작은데도 ‘좁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었다.
◆‘패밀리카의 정석’ 캠리만의 매력
시동버튼을 눌렀다. 기자가 탑승한 차량은 2.5ℓ XLE 가솔린 모델임에도 최근 나오는 하이브리드차만큼 조용하고 진동이 적다. 이는 주행시에도 마찬가지다. 토요타가 강조한 ‘소음차단’은 주행을 시작하자마자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다.
주차장을 빠져나오면서 ‘보통이 아니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가파른 편에 속하는 주차장 출구의 오르막을 오르는데 평지보다 가속페달을 더 밟을 필요가 전혀 없었다. 수치로 표현할 수 없는 든든함이 느껴졌다. 핸들링은 부드러우면서도 마치 휠을 직접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일체된 느낌을 줬다.
도로로 나와 본격적으로 차량 성능을 느껴봤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소음차단’이었다. 도심구간을 지나며 무심코 창문을 내려 보고서야 이 부분을 실감할 수 있었다. 토요타 측에 따르면 올 뉴 캠리의 설계과정에서 가장 많은 공을 들인 부분이 소음 완화다. 창문과 차문 틈으로 들어오는 소음차단은 물론 디자인도 공기흐름을 통제해 소음을 저감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행하며 창문을 열지 않는한 동승자와 대화에 엔진 소음이 신경쓰인 적은 없었다.
주행성능은 ‘패밀리 카’에 특화된 느낌이다. 시승해봤던 여타 브랜드의 차종과도 다른 느낌이다. 고속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니 묵직한 가속이 진행된다. 코너링도 섬세한 핸들링을 바탕으로 상당히 안정적이다.
다소 높은 속도에서 코너링을 해도 쏠리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올 뉴 캠리는 전륜과 후륜의 서스펜션을 전면 개선했다. 덕분에 기존 캠리보다 더 단단해졌다. 코너를 돌거나 가속방지턱을 넘을 때 '출렁'인다는 느낌은 거의 받을 수 없었다.
사흘간 도심구간을 위주로 돌아다닌 결과 실제 연비는 표시 연비(복합 11.5㎞/ℓ, 도심 10.2㎞/ℓ, 고속 13.6㎞/ℓ)보다 다소 낮은 10㎞/ℓ수준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는 ‘패밀리카’의 본질을 놓치지 않은 자동차라는 느낌이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들은 ‘겉멋’이 아닌 ‘세심함’에서 나타난다. 잠깐 동안의 체험이었지만 오래 탈수록 애착이 가는 차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한국에서 출시된 모델은 북미와는 다르게 각종 안전 및 편의 사양도 국내 고객의 눈높이에 맞췄다. 아틀란 네비게이션을 적용하고 10개의 에어백, 경추손상방지(WIL) 콘셉트 시트, 백 가이드 모니터(BGM), 음질이 뛰어난 JBL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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