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사회적 책임활동(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활발하다. 교육을 통한 투자나 지속적인 봉사활동이 주를 이룬다. 전시성과 일회성 프로그램이 주를 이뤘던 과거와 질적으로 달라졌다. 장수 프랜차이즈들이 변화에 앞장서고 있다.

봉사활동을 기업문화로 정착시키려는 노력이 대표적이다. ‘원할머니보쌈‧족발’과 ‘박가부대’, ‘족발중심’을 운영하는 ‘원앤원주식회사’는 2006년부터 매년 유락종합사회복지관(서울 중구 소재)이 진행하는 ‘청계천 은빛한마당’을 10년째 후원하고 있다.


올해는 민족 대명절 추석과 ‘노인의 날(10월 2일)’을 맞아 지난달 15일 일찌감치 후원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박천희 대표이사와 임직원 10여명이 복지관을 방문해 신당동 및 황학동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재가복지보호 어르신 120여명을 모시고 따듯한 정을 나눴다.

이 회사는 행사에서 유락종합사회복지관(정선희 율리안나 관장)에 쌀 4kg 180포, 총 720kg을 전달했다. 또 보쌈과 떡, 전, 과일 등 푸짐한 점심을 제공하고, 남인수기념사업단 자원봉사 가수들과 즐거운 여흥시간도 보냈다.
행운권 추첨을 통해 전기압력밥솥 등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선물로 전달했다.

박천희 대표는 "1975년 원할머니보쌈·족발이 처음 문을 연 곳이 바로 황학동 청계천8가로 지금까지 성장해온 데에는 지역 어르신들의 사랑과 관심이 큰 힘이 됐다"며, "앞으로도 음식을 통해 행복을 나눈다는 기업의 이념을 꾸준히 펼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서울 황학동에 위치한 ‘원할머니보쌈족발 본가’ 매장에서 매월 어르신들을 모시고 ‘생월잔치’를 진행하고 있다.

또다른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카페베네’는 2009년부터 대학생 100여명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청년봉사단’을 통해 단체 및 지역 기관과 연계한 지역 봉사활동, 캠페인 활동, 재난 발생시 긴급복구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전개한다. 현재 7기를 운영하고 있다.

단원들이 직접 활동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한다. 봉사단 전원에게는 카페베네 인턴 및 입사지원 시 가산점 부여, 카페베네 신메뉴 시식권 및 상품권 지급, 커피 특강 개최 등 다양한 혜택과 기회가 제공된다.


아울러, 최우수 단원에게는 뉴욕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우수 단원에게는 한 학기 장학금을 전달한다. ‘본죽’을 운영하는 ‘본아이에프(주)’는 2009년부터 사회공헌단체 ‘(사)본사랑’을 운영하고 있다.

본사 임직원과 가맹점주들이 함께 참여해 국내․외 아동, 청소년, 노년층 등의 소외계층에 죽을 전달하는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난 6월 2일에는 서울시와 나눔 협약을 체결하고 1740만원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협약에 따라 시와 ‘본아이에프(주)’는 결식아동 11명에게 32주 동안 주3회 도시락을 제공하고, 12월 동지에는 저소득층 400여 가구에 팥죽과 반찬을 지원한다.

재능기부 형태도 돋보인다. 사내에 교육전문센터를 설립하여 기업이 지닌 전문성과 인프라를 활용하여 창업 노하우를 창업희망자들에게 교육 전수하는 것이다.

‘투썸플레이스’, ‘뚜레쥬르’ 등을 운영하고 있는 ‘CJ푸드빌’은 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3년 9월 고용노동부 ‘중장년취업아카데미’ 위탁훈련기관으로 선정되어 같은 해 11월부터 ‘CJ푸드빌 상생아카데미’를 열었다.

만 40대 이상 은퇴 예정자와 퇴직자를 대상으로 카페, 베이커리, 브런치 전문점 3개 창업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8주간 240시간 교육한다. 교육생으로 선발되면 전 과정을 전액 무료로 수강하게 된다.

경력진단, 생애재설계 멘토링, 이론 및 조리실습, 점포운영 롤플레잉, 창업 후 점포현장코칭 등 단계별 교육을 받을 수 있다. 10월 12일까지 12기를 모집한다.

‘원앤원주식회사’도 지난해 9월에 사내에 성공창업지원센터를 설립하고, 매달 3~4회 무료로 성공창업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초보 외식창업자와 매출 부진을 겪는 업종전환자에게 40년 외식 사업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업종 선택과 프랜차이즈 본부 선정 시 주의점, 상권 및 입지 분석 등을 강의한다.

‘파리바게뜨’과 ‘던킨도너츠’, ‘베스킨라빈스’ 등을 운영하는 ‘SPC’는 2011년 12월 사회복지법인 ‘SPC행복한재단’을 설립, 2012년부터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애덕의집 소울(soul) 베이커리’와 협력해 ‘SPC&소울 행복한 베이커리 교실’을 열었다.

지적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제과‧제빵 직업교육을 실시한다. 현재까지 총 68명이 수료했으며 이중 절반이 넘는 36명이 ‘소울 베이커리’ 제과‧제빵 작업장에 취업했다.

2013년에는 서울 종로 푸르메센터에 ‘행복한 베이커리&카페’ 1호점을 열었다. 현재 5호점까지 오픈했으며, 개점에 필요한 인테리어, 기계, 초기 운영자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성장과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추구하기도 한다. 도시락전문점 ‘한솥도시락’은 강남역점 등에 판매 중인 ‘찬차마요 커피’의 원두를 찬차마요시와 직접 거래하는 공정무역으로 구매한다.

생산자에는 제값보다 후한 가격을 주어 농가 수익을 높여준다. 또 직접 거래로 중간 유통마진을 없애 고객들에게는 아메리카노(레귤러)를 20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

동시에 커피농가의 생산 설비나 농장까지 이어지는 도로 정비 등에 쓰이도록 찬차마요 시에 일정금액을 후원한다. 소비자가 커피를 많이 먹을수록 페루 영세농가 지원도 늘어나는 셈이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글로벌프랜차이즈학과장(창업학 박사)은 “최근 외식 기업들의 CSR 활동이 기업의 특성과 연계한 프로그램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고객이나 지역사회, 자영업자 등과 직접 소통해 가맹본부의 사회적 역할을 다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