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일가족 사망사건, 남편이 아내·딸 살해한 뒤 자살 추정

‘강서구 일가족 사망사건’

지난달 서울 강서구 주택가에서 발생한 일가족 사망 사건은 남편이 부채문제로 고민하다 아내와 딸에게 수면제를 먹여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달 7일 강서구 내발산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에 대해 남편 A(58)씨가 부인 B(49)씨와 딸(16)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약독물검사결과 숨진 일가족 3명의 체내에서 수면제인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으며 휴대전화에서 사건 당일 범행 직전 아내와 대화한 녹음파일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녹음파일에는 사망 전 A씨가 아내에게 "음료수에 수면제가 있으니 이걸 먹으면 편안하게 죽여주겠다"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경찰은 이 녹음파일과 빚이 많은 아내의 경제관념에 대한 비관이 담긴 유서 내용, 외부 출입흔적이 없고 시신에 외상이 없는 점 등을 토대로 A씨가 수면제를 먹고 잠든 아내와 딸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녹음파일에 딸과의 대화 내용은 없는 점 등으로 미루어 딸은 이러한 사실을 모른 채 음료수를 먹었다가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시신이 발견될 당시 A씨의 시신은 머리에 검은 비닐봉지가 씌워진 채 목 부분이 테이프로 묶여있었고 손목과 무릎, 발목이 천 헝겊으로 묶여있어 타살 의혹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A씨가 자살 시도 도중 마음이 바뀔까 두려워 스스로 몸을 묶은 채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강서구 일가족 사망사건’ /사진=머니투데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