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놈 빅데이터'

한국인의 질병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바오 빅데이터를 만들어 맞춤 의료를 가능하게 하는 '국민 게놈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울산시, 울산대, 울산대병원 등과 공동으로 '울산 만 명 게놈 프로젝트(Genome Korea In Ulsan)'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국민 개개인의 게놈을 해독하고 분석한 빅데이터를 통해 개인의 질병 위험을 예측하고 개인에게 잘 맞는 약물을 찾아낼 수 있게 된다.

1만명 규모의 유전 정보 분석을 진행하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이전엔 보건복지부에서 400명 규모로 유전자 분석을 진행한 바 있다.

울산과기원 관계자는 "한국인 유전자 표본의 정확성을 높이고 희귀질환 관련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최소 규모 1만명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유전자는 울산시민 등 전 국민으로부터 무료로 기증받는다. 울대병원에서 혈액 등을 제출하는 방법으로 유전자 샘플을 모은다. 1호 기증자는 김기현 울산시장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 연구들이 유전자 염기열을 확인하는 수준이었던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DNA와 함께 유전정보의 전달에 관여하는 RNA, 단백질, 대사물질 등의 정보까지 분석한다. 인간의 생명에 관여하는 모든 유전자 관련보를 데이터화하는 것이다.

프로젝트 결과물인 유전 정보는 맞춤의료의 원천 기술로 바이오메디컬 관련 기관과 연구소 및 기업들에게 빅데이터로 제공한다. 게놈 빅데이터는 맞춤의료의 원천 기술을 개발하는 데 꼭 필요하다. 한국인의 질병위험도를 예측하고 한국인에 적합한 약을 만들어 치료 정확도를 높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프로젝트는 펀딩 등을 통해 300억원을 투입, 3년간 진행된다.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세계 최고의 게놈기술 보유 그룹인 하버드 의대와 공식협약도 체결했다. 하버드 의대 조지 처치 교수의 주도로 세계에서 진행 중인 '개인게놈프로젝트'의 공동 협력사업을 수행하게 된다.

다음 달에는 연구기관과 대학, 기업, 펀드가 참여하는 게놈 프로젝트 컨소시엄(가칭)을 구성하고, 한국게놈산업기술센터, 게놈뱅크를 설립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참여 기관들은 이 프로젝트 완료 후 유전정보 분석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10만명의 유전 정보를 분석하고 이후 참여자를 100만명, 1000만명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게놈을 활용한 맞춤의학에 대한 요구가 세계적으로 많아지면서 미국과 영국, 중국 등에서는 대형 게놈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세계 헬스케어 시장은 2012년 기준 1경원으로 ICT(정보통신기술·3800조원)와 자동차(1800조원)를 합친 것보다 크다. 우리나라 제약, 의료기기, 의료서비스가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1.8%(지난해 기준)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게놈기술의 사업화 기반을 구축해 울산을 동아시아 게놈 산업화의 메카로 만들고, 게놈산업을 대한민국 창조경제의 미래 먹거리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UNIST 공동연구시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머니위크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