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온수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able컨설팅&글로벌팀장
올해 글로벌 주식시장은 미국의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앞두고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당초 지난 9월로 예정된 금리인상 시기를 연기했다. 연초부터 급등세를 보였던 중국증시는 장외신용 규제로 급락했다. 다만 디플레이션 망령에 시달리고 있는 유럽과 일본이 추가 양적완화를 시사하면서 단기간 급락했던 글로벌증시는 회복세를 타기 시작했다.
내년 시장의 키워드는 다음의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미국 출구전략 본격화▲신흥국 일부에서 크레딧 리스크 발생 가능성 ▲중국의 성장 둔화 ▲하반기 이후 저물가 일정부분 해소 가능성 등이다.

첫째, 미국의 금리인상은 시점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누차 언급했듯 관전 포인트는 금리인상 속도다. 금리인상에 대한 맷집은 이미 강해졌다. 다만 미국의 금리환경을 둘러싼 불협화음은 내년 1분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장이 선반영한 것처럼 보이지만 금리인상 속도가 실제로 ‘step by step’ 과정을 거치는지 확인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둘째,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부실자산의 민낯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를 통해 과잉 유동성의 수혜를 본 지역은 무엇보다 신흥국이었다. 부채가 높더라도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양호하면 문제될 건 없다. 하지만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신흥국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크레딧 리스크 발생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셋째, 중국의 성장 둔화다. 중국의 목표성장률은 구체적인 숫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기존의 7.0%보다 낮은 6.5%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인프라 등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중간재에 대한 자급화를 높이면서 소비경제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경제 파급 효과가 높은 투자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점에서 신흥국에도 부정적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저물가 수준은 하반기 이후 일정부분 해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 이유는 기저효과 때문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공급과잉 우려로 40달러 근처를 맴돌고 있다. 다만 공급과잉 우려는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 통화정책 변경 이후 달러강세가 완화될 경우 원자재 가격은 바닥을 다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원자재 가격이 현 수준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면 내년 하반기부터는 기저효과가 발생하면서 물가가 재차 상승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내년은 위험자산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 섣불리 낙관론을 펴지 못하는 것은 여전히 신흥국들의 펀더멘털이 취약한 가운데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하향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글로벌 경제가 심각한 침체를 경험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글로벌시장은 연준의 정상화 속도를 확인하며 금리인상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떨쳐낼 것이다. 그 시기는 유동적이기는 하나 1분기 정도가 지나야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1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