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게임업계가 모바일시장 진용을 단단히 짜고 있다. 대격돌을 벌일 주인공은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 넥슨, 엔씨소프트 3사. 승부는 해외시장에서 갈릴 전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시장 규모는 2012년 8009억원에서 지난해 약 3조5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업계는 올해에도 모바일 게임시장의 활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모바일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모바일시장에서 가장 많은 흥행작과 매출을 올리며 1위를 지켰던 넷마블을 꺾기 위해 다수의 모바일 게임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넷마블 역시 모바일 게임업계 1위 타이틀을 방어하기 위해 물량공세에 나섰다.

특히 업계는 포화상태인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시장 공략에 공을 들인다. 인기 PC게임이나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신작들도 전면에 세웠다.



◆넷마블, 모바일 게임 1위… 상승세 여전
2~3년 전부터 모바일 게임에 큰 힘을 쏟았던 넷마블은 지난해에 큰 재미를 봤다. 모바일 게임사업실을 모바일 게임사업본부로 격상하고 본부를 ‘국내’와 ‘해외’로 나누는 조직 개편으로 모바일 역량을 강화했다.

결국 '레이븐',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 등을 장기 흥행시켰고, 전세계 구글플레이 게임부문에서 지난해 11월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넷마블은 글로벌 구글플레이와 애플앱스토어를 합친 매출 순위에서도 국내게임사 중 유일하게 11개월 연속 '퍼블리셔 톱 10'을 기록했다. 이에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게임업체로서는 최초다.

올 들어 넷마블의 상승세는 여전하다. 지난 6일 기준으로 다수의 모바일 게임이 아직도 순위권에 자리했다. 구글 앱마켓의 매출 순위에서 1위 '세븐나이츠'를 비롯해 4위 '레이븐', 5위 '모두의 마블', 7위 '이데아', 9위 '몬스터 길들이기', 10위 '백발백중' 등 6개 게임이 오랫동안 톱10 순위권을 지켰다.

◆넷마블 뒤쫓는 넥슨·엔씨소프트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이 같은 넷마블의 독주를 막기 위해 인기 게임이나 IP를 활용한 게임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무엇보다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시장보다 글로벌시장 공략에 나서 입지를 다지는 상황.

우선 넥슨의 경우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20여편의 모바일 게임 신작을 내놓을 계획이다. '삼국지조조전 온라인', '야생의 땅:듀랑고',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가칭)', '메이플스토리 M' 등 자체 개발작으로 공격에 나선다.

이 중 '야생의 땅:듀랑고'는 지난해 '지스타'에서 색다른 그래픽으로 게이머들에게 호평을 받은 기대작이다. 올 1분기 출시를 앞두고 있는 '메이플스토리 M'은 온라인 게임에서 큰 인기를 누렸던 '메이플스토리'를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게임으로 유저들의 큰 기대를 받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12월 모바일사업본부를 국내와 해외로 구분하고 전담조직을 마련해 사업의 경쟁력을 확대했다. 올해에는 온라인 게임의 사업 노하우와 전문성을 발휘해 해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그간 PC 온라인 게임을 고집하던 엔씨소프트도 모바일 게임에 화력을 쏟아붓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8종의 모바일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PC 게임의 대작으로 불리는 ‘리니지’를 모바일로 옮긴 ‘프로젝트L’과 리니지의 세계관을 계승한 ‘프로젝트 RK’가 올 상반기에 출시된다. 또 ‘블레이드 앤 소울’을 모바일로 옮긴 '블레이드 앤 소울 모바일'과 ‘아이온’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 ‘아이온 레기온즈’도 각각 내놓을 예정이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3월 캐나다 모바일 게임 스타트업인 디스게임스튜디오에 500만달러(약 58억원)를 투자했다. 엔씨소프트의 북미 법인인 엔씨웨스트의 모바일 게임사업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현지 모바일 게임기업의 인수 및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4년 6월 서울 역삼역 GS타워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CJ넷마블 레이븐, 크로노블레이드 게임 2종 신작발표회. /사진제공=넷마블

◆넷마블 대응은?… 판도 바뀔까
이 같은 업계의 움직임에 넷마블도 방어전략을 펼치고 있다. 넷마블은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유명 IP를 활용한 신작 게임 출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두의마블'과 디즈니 IP를 결합한 '모두의마블 디즈니'(가칭), 인기 온라인 게임을 활용한 '프로젝트S'(가칭) 등이 해외 진출을 앞뒀다. 또 모바일 RPG '레이븐'을 중국 게임사 넷이즈를 통해 올 상반기 중국 대륙에 상륙시킨다. 이외에도 'KON'(나이츠 오브 나이트) 등 20여종이 올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

이처럼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넥슨이 올해 모바일 신작을 다수 출시함에 따라 모바일 게임업계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업체가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어 '3파전' 국면은 국내외를 망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의 성장세는 점차 둔화되는 상황"이라며 "결국 이들 3사간 경쟁은 해외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1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