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청각 무전취식'

서울 성북구의 고급 한정식 업소 삼청각에서 세종문화회관 임원이 지인 10여명과 210만원어치 식사를 하고 33만원만 낸 것으로 드러났다.


삼청각은 인근 경치가 빼어나 1970~80년대에는 정치인들이 많이 찾는 요정으로 유명했던 곳이다. 현재는 전통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 서울시가 소유하고 세종문화회관이 운영을 맡고 있다.

설 연휴였던 지난 9일 세종문화회관 임원 A씨가 지인 10여명과 함께 삼청각에서 1인당 20만9000원짜리 고급 코스요리를 먹고 현금 33만6000원을 냈다고 SBS가 지난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 일행이 먹은 음식은 한우 육회와 전복, 숙성 회에 바닷가재까지 포함된 삼청각 최고급 요리다.

하지만 A씨 일행은 230만원어치의 식사를 한 후 33만원만 계산했다. 이들은 이후 삼청각 내 찻집으로 옮겨 차를 마셨는데 찻값은 아예 계산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A씨는 지난해 8월에도 삼청각에서 서울시 공무원 3명과 저녁을 먹었지만 밥값을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은 "당시 A씨 일행이 최고급 음식과 술 20여병을 포함해 150만원어치의 식사를 했지만 식사비를 치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청각 직원들은 항의하지 못했다. 대부분 계약직 신분인 삼청각 직원들은 문제 제기를 할 경우 운영을 맡은 세종문화회관 임원들이 불이익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세종문화회관 임원들의 '갑질'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앞서 삼청각에서 취식을 한 다른 임원은 문돼 팀원으로 강등되기도 했다.

A씨는 '갑질' 의혹이 일자 "(나는) 3만원 짜리를 먹었는데 삼청각 직원들이 잘 해준 것 같다"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A씨 외에도 삼청각에서 무전취식을 해 온 세종문화회관 임원들이 또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진상조사를 벌여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삼청각 무전취식' /자료사진=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