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김광진 국회의원' '문병호 국회의원' '은수미 국회의원'

야당이 1973년 폐지된 지 47년만에 시행 중인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24일 이틀째 이어가고 있다. 전날(23일) 오후 7시7분쯤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의원(비례대표)이 첫 주자로 나서 5시간30분을 넘기는 기록적인 발언으로 시작된 필리버스터는 국민의당 문병호 의원(인천 부평갑)과 더민주 은수미 의원(비례대표)이 차례로 바통을 이어받으며, 24일 오전 11시30분 현재 16시간 넘게 계속되고 있다.


야당은 정의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카드에 당분간 '밤샘' 필리버스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더민주는 소속 의원 108명 전원이 나서 다음달 10일까지 필리버스터를 이어갈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필리버스터는 소수파가 다수파의 독주를 막거나 의사진행을 고의로 방해하는 행위로 법의 테두리 안에서 벌어지는 합법적 거부권 행사다. 이를 멈추기 위해서는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지만 현재 새누리당 의석수(157석)로는 불가능하다.

23일 오후 야당에서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더민주 김광진 의원은 총 5시간32분간 발언했다. 이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5시간19분의 필리버스터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김 의원은 "테러방지법에 대한 우려는 결국 안보라는 이유로 국민의 기본권이나 최소한의 권리들이 침해받지 않겠느냐는 염려와 걱정"이라며 "안보를 합리적이고 이성에 입각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광진 의원에 이어 국민의당 문병호 의원은 1시간49분 동안 연설했으며, 24일 오전 11시30분 현재 더민주 은수미 의원이 9시간째 쉬지 않고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은 의원은 "1986년까지 민주화가 될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 이렇게 만들고 바꿔온 주인은 국민이다"며 "주인은 주인 대접을 받아야 한다. 테러방지법으로 주인에게 개목걸이를 채우려는 시도에 대해서 결코 동의할 수 없다. 못 막는다고 해도 이렇게 버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2시30분부터 발언을 시작한 은 의원은 고문당한 일을 언급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은 의원은 과거 고문에 대한 발언을 하며 특히 "정신적 고문이 끼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위협, 협박도 실제 고문이다. 이런 고문조차도 가능한 대규모 권력기관을 만들려는 게 아닌가"라며 테러방지법을 비판했다.

한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야당의 필리버스터에 대해 "국회 선진화법이 얼마나 잘못된 법인가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의원이 필리버스터 진행을 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