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국과 같은 흐름으로 '흉내바둑' 양상을 보인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의 제4국이 변화를 맞았다. 11수까지는 완전히 흐름이 일치했으나, 이세돌 9단이 제2국과 달리 12수에서 입구자로 대응하며 흐름을 비튼 것이다.

이날 흑을 잡은 알파고는 우상귀 화점에 첫 수를 놓았다. 이에 맞서 이세돌 9단은 좌하귀 화점에 착수했다. 알파고는 좌상귀 소목에 세 번째 돌을 놓았고, 이세돌 9단은 4번째 수로 우하귀 소목을 차지했다.


제2국과 같은 흐름은 11수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이후에는 달랐다. 이세돌 9단은 제2국과 달리 12수에서 입구자로 대응하며 변화를 줬다. 이에 알파고는 하변으로 벌리며 한발 물러나는 기색을 보였다.

현장 해설을 맡은 송태곤 9단은 "이세돌 9단도 '흉내바둑'을 둘 수 있지만 택하지 않았다. 알파고와의 대국이 2번 남은 상태고 이미 알파고가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프로기사 입장에서는 자신이 갖고 있는 최고의 실력으로 정면승부하고 싶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파고는 23수에서 또다시 프로기사라면 생각할 수 없는 창의적인 수를 택해 이세돌 9단을 찡그리게 만들었다. 이 9단은 장고 끝에 알파고의 도발을 막아내며 신중하게 대국을 펼치고 있다.


이세돌 9단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구글 알파고와 4차 대국을 펼치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