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에 ‘그루밍족’이 있다면 패션에는 ‘젠더리스룩’이 있다. ‘그루밍족’이 자신을 꾸미는 데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들을 일컫는 말이라면 ‘젠더리스룩’은 색채 및 디자인에 대한 성별 고정 관념을 깬 중성적인 패션을 말한다.

화장뿐 아니라 패션에도 이처럼 남녀간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젠더리스룩’이 올해 패션업계의 화두로 자리잡았다.


실제로 지난 달 한 온라인 쇼핑몰 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여성 패션 아이템 중 남성 정장스타일의 테일러드/더블재킷과 로퍼/단화의 전년대비 판매율이 각각 26%, 23% 성장했으며 남성 아이템으로는 반지, 귀걸이 등의 액세서리 판매율이 15% 증가하는 등 젠더리스룩에 어울리는 제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여성스러운 라인이 없는 ‘오버사이즈 재킷’ 여전히 인기

여성스러운 어깨 라인, 잘록한 허리 라인을 강조한 자켓이 여성성을 표출하기에 제격인 옷이라면 오버사이즈 재킷은 박시한 오버핏으로 매니쉬하면서도 페미닌한 이중적인 매력을 드러낼 수 있는, 젠더리스 스타일의 대표 아이템이다.


체격보다 넉넉한 핏 때문에 과한 느낌이 든다면 블랙, 그레이 색상을 선택해 너무 커 보이지 않으면서 시크하고 세련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와이드 팬츠와 옥스퍼드화 등의 스타일링으로 남성 수트 느낌의 젠더리스룩을 완성할 수 있으며, 키가 작아 상/하의 오버핏이 부담스럽다면 스키니한 팬츠로 깔끔하게 스타일링 해도 무관하다.

◆속이 비치는 ‘레이스’ 소재, 남성복 컬렉션 장악

상대적으로 소재, 색상의 선택 폭이 좁았던 남성들이 젠더리스룩 인기에 힘입어 과감한 패션을 시도하고 있다.

남성은 남자다워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쉽게 시도하지 못했던 다양한 소재 및 색상을 선택하는 것.

특히 여성스러움의 상징이었던 ‘레이스’ 역시 올해 남성복 컬렉션에서 독보적인 인기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남성들의 남성성 외 부드러운 매력을 표출할 수 있는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레이스 셔츠뿐만 아니라 아우터를 활용해 센스 있게 연출할 수 있는데, 데님팬츠 또는 슬렉스 등으로 과한 느낌은 줄이고 이중적인 매력의 스타일을 선보일 수 있다.

◆스카프 등의 간편 소품으로 젠더리스룩 연출 가능

소재와 디자인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액세서리와 그 밖의 소품을 고를 수 있는 폭 또한 넓어졌다. 도전적인 옷 스타일이 소화하기에 조금 부담스럽다면 가방, 모자, 스카프 등의 소품을 활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진=못된고양이
그 중 가장 쉽고 간편하게 연출할 수 있는 아이템이 바로 스카프. 패션 피플이 되기 위한 첫 입문 과정이라면 부담스럽지 않고 편한 소품으로 시작해 보는 것이 어떨까.
스카프는 길이, 두께에 따라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여 어떤 옷차림에도 자유롭게 매치해 스타일리시한 느낌을 더할 수 있는데, 최근 젠더리스룩과 관련해 남성들을 겨냥해 로맨틱한 인디언 핑크 계열 혹은 도트, 스트라이프 등 패턴이 있는 제품이, 여성을 겨냥해 매니시 무드의 수트에 어울리는 파스텔톤의 스카프가 출시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