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박계를 중심으로 한, 재선 이상 당선인 모임인 '새누리당 혁신모임'은 원유철 원내대표가 차기 원내대표 선출 전까지 비상대책위원장을 계속 맡는다는 방침에 오늘(19일)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김영우·이학재·황영철·박인숙·오신환·주광덕·하태경 당선인 등 7인으로 구성된 쇄신파 새누리혁신모임은 전날(18일) 원유철 비대위 퇴진을 위한 연판장을 돌리기로 결정한 바 있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차기 원내대표에 비대위원장을 이양한다"고 발표하면서, "새 원내대표 선출 전까지는 오는 22일 전국위를 여는 등 자신의 비대위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간사를 맡은 황영철 의원은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원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안 맡겠다고 한 것은 굉장히 진전된 입장이라 환영한다"면서도 "(오는) 22일 전국위는 소집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강조했다.

황 의원은 "빨리 당선자 총회를 열어 비대위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총의를 모으자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오늘(19일) 오후 3시 연판장을 들고 원 원내대표를 만나기로 돼 있으니까 그때 다시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학재 의원은 "지금 비대위를 꾸려봤자 10여일 밖에 안 되는데 뭐 하러 비대위원장을 하느냐"며 "그건 말이 안 된다. 전국위는 소집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오신환 의원도 "비대위원장을 10일에서 보름 정도 하기 위해, 전국위의 그 수많은 사람을 소집한다는 건가"라며 "왜 비대위원장을 하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성토했다. 그는 이어 "전국위를 취소하고 자기가 비대위원장을 안 하겠다는 것을 명확히 하고, 빨리 혁신 비대위 구성을 위한 당선자 대회를 개최하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총선 참패에 대해 처절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 다음에 결과적으로 과거의 책임을 져야 되는 것"이라며 "김무성 대표든, 원유철 원내대표든, 서청원 최고위원이든 누구든 새롭게 출발하는 비대위 구성에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원유철 비대위 불가론'과 함께 '비대위 외부 수혈론'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비대위는 혁신을 상징하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며 "그런 인물이라면 당·내외를 가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비대위원장에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이번 총선에 불출마한 강창희 전 국회의장 등도 물망에 올랐다.

또 친박계 핵심 이정현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 "낡은 방식과 인식 속에 갇혀 국민들로부터 심판을 받았다면 일시적으로 문을 열고, 새롭게 변해가려는 다양한 노력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외부 수혈론'에 힘을 실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원내대표단과 오찬회동을 갖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자료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