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자료사진=뉴스1
오늘(26일)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방한 이틀째를 맞은 가운데 야권은 전날(25일)에 이어 여권의 유력주자인 반 총장의 행보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당초 야권에서는 반 총장에 대해 '아군'이라는 인식을 갖고 그에 대한 호평의 말들을 남겨왔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우리 당 출신으로, 함께할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영입을 희망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반 총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외교부 장관을 지냈다. 그러나 반 총장의 행보가 박근혜 대통령과의 접촉 등 여권으로 기우는 모양새를 보이자 야권은 '견제구'를 날리면서 공격 태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등은 각각 그의 행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 대표는 지난 2월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전형적 직업외교관"이라면서 "정치 경험이 없는 사람, 유엔 사무총장 경력으로 대권도전은 무리"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여당의 반 총장을 향한 러브콜에 대해 "아무리 인물이 없어도 다른 곳에서 데려오려 하는 건 책임정치 측면에서 볼 때 어색하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 또한 같은 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의 대권도전에 대한 가능성이 모두 '반'이라며 "그래서 반기문 총장이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반 총장의 애매모호한 태도를 비꼬았다.
한편 반 총장은 방한 제주포럼에 참석하는 전직 외교장관들과의 조찬을 시작으로 포럼 개회식 기조연설과 황교안 국무총리와의 면담,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 포럼 참석자들 간 오찬에 이어 오후엔 주요 7개국(G7) 참석을 위해 일본으로 출국한다. 반 총장은 또 오는 29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16 국제로타리 세계대회' 기조연설, 경북 안동 하회마을 방문에 나선다. 이후 그는 오는 30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유엔 NGO콘퍼런스' 참석 등으로 방한 행보를 마친다.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이 TK(대구·경북)지역을 들르는 것에 대해 '여권 대선주자'로서 본격적인 시동을 거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야권은 반 총장이 이번 일정을 통해 대선주자로서 '몸집 키우기'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고 반 총장의 마지막 일정이 끝날 때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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