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상장 추진이 사실상 무산됐다. /사진=뉴시스 DB
신동빈 회장 등 오너 일가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롯데그룹이 12일 호텔롯데 상장 무산 가능성을 시사하며 ‘무기한 연기’ 입장을 발표했다.
롯데그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연초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호텔롯데는 오는 7월까지 상장작업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현재 투자자 보호를 위한 변경신고 등 절차 이행이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거래소 규정상 상장예비심사 결과를 통보받은 이후 6개월 이내에 상장이 이뤄져야 하지만 롯데그룹은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기한을 맞추기 어렵다. 호텔롯데가 내달 28일까지 상장하지 못하면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롯데그룹 측이 호텔롯데 상장 추진에 힘을 모았지만 검찰 수사로 계획 추진이 어렵게 됐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 상장은 무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금융투자업계에선 호텔롯데가 4조6419억원에서 5조7426억원 규모를 공모해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았다.

특히 2010년 삼성생명 IPO 때 세운 역대 최대 공모액 기록인 4조8881억원 기록도 가뿐히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돼 일반 투자자의 관심도 컸지만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시작으로 면세점 입점 로비의혹, 오너가 비자금 조성 등의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한편 호텔롯데 상장 연기로 롯데그룹이 추진하던 다른 계열사 상장 계획도 연쇄 차질이 불가피해 졌다.

당초 롯데그룹은 호텔롯데를 성공적으로 상장시킨 뒤 코리아세븐·롯데리아·롯데정보통신·롯데건설 등 주요 비상장 계열사 IPO도 차례대로 진행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중심축인 호텔롯데 상장이 무산되면서 계열사 상장 계획도 무기한 연기될 전망이다.